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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다 Dec 22. 2024

시를 쓴다는 것

시를 쓴다는 건

자신의 마음 한 조각을 꺼내어

조용히 불을 붙이는 일이구나

그 불은 세차게 타오르기보다

은은하게 빛을 내며

천천히 자신을 태워가는 것이겠구나


그렇게 남겨진 재가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되고

마침내 한 편의 시가 되어

누군가의 가슴에 따스한 흔적으로 스며드는구나


시란, 스스로를 녹여 만든 작은 등불 같은 것

옆에 서면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 온기는 비록 오래 머물지 못해도

사라진 자리엔 잔잔한 빛의 기억이 남는구나


아마도 시를 쓴다는 건,

자신을 조금씩 나누어 세상에 전하며

누군가의 마음을 밝혀주는 일일지도 모르겠구나


덧) 벽면에 무지개 색을 보면서 갑자기 떠 오른 생각을 잊어버릴까 적어봅니다.


#시 #초록별지구수비대 #마음 #작은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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