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운수 좋은 날

- 어버지 오늘 좀 도와주세요.

by 만을고옴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스마트 폰을 본다.

밖은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곧 비가 올 심산이다.

화물 오더가 떠있다.

느긋하게 보고 있어도 아무도 안잡는다.

장소는 포천, 시간은 오전10시, 가격은 26만원, 인원1명 추가 오더이다.

그리고 이삿짐이고 상차지 4층 계단이다.

외곽지역이고, 하루 종일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꺼리는 모양세다.

상차지가 우리집에서 그리멀지 않은 곳이고, 가격도 괜찮아 일단 수락해 본다.

인원 1명 추가해서 가야하기 때문에, 같이 용달을 하는 용달 선배 친구에게 전화해본다.


"아무개야 지금 뭐해? 같이 일하나 하자~~!"


"안된다. 지금 애 봐야 한다."


부산 사투리의 투박한 목소리로 단칼에 거절한다.

두번째 친구에게 전화한다.

전화 발신음만 유난하게 들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음성이 들린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된 후에는 통화료가 부과 됩니다."


난 통화료가 부과되기 전에 재빨리 전화를 끊는다.


'누구를 부를까~~? 시간이 남았으니 그냥 취소 할까?'


고민 고민 하다가 집에서 70km 떨어진 고향으로 귀촌하신 아버지께 전화를 건다.


"아버지, 오늘 일 하세요? 안하시면 제가13만원 드릴께 화물 일 좀 같이 해요~~!"


"알았어 지금갈께!"


"9시까지 집으로 오시면 되요.이따뵈요~~"


아버지가 오시는 도중 30분 가량 주차장에 내려가 접어놨던 자바라 호루를 펼치고,

이삿짐이라, 화물칸 윗면에서 2m 높이의 3단까지 올린다.

호루 고정 고무줄을 화물걸이에 걸어서 고정하는 중에 비가 한방울 떨어지다가,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다행이 호루를 다 펼치고나서 비가 내려 다행이다.


몇 분이 더 지나가고, 얼마후 아버지가 도착 하셨다.

9시 되기전에 아버지를 모시고 화물차를 타고 상차지로 향했다.

상차지에 도착하기 전에 이삿짐 화주에게 이삿짐 준비유무 확인 전화를 하고 상차지에 도착했다.

나는 상차지 빌라에 도착하여 입구에 차를 세운다.

비는 더 거세게 내린다. 나는 화물 칸 호루 뒷면을 걷고, 물건을 상차할 준비를 한다.

아버지가 4층으로 먼저 올라가셨다 가 내려 오시더니,


"이삿짐이 너무 많은데, 계단도 타야하고, 몸 상하겠다.

26만원 받고 할 일이 아니네.~~??"


아버지가 혀를 내두르신다.

나도 일단 올라가서 화물을 양을 보기위해 올라간다.


" 사장님, 이사갈 물건이 어느거예요~?, 이거 짐이 꽤 많은데요~

일단 어 보고요, 제가 보기에 요금 추가해야 할거 같은데요?"


정리해 놓은 짐들이 방과 거실에 한가득 이다.


한차로 안 될것 같다.

하차지가 그리 멀지 않았고, 물건이 많아 두번에 나눠 옮기기로 했다.


"계단으로 물건 옮기는게 정말 힘든데, 정말 짐이 많네요.

한차로는 안 될 것 같고, 두번 나눠서 가야 할것 같아요."


"그럼 추가요금 얼마정도 되는데요~~?"


"저희가 받는게 26만원 인데, 짐이 두 차 분량이니 20만원 만 받을께요! 어떠세요?"


계단으로 물건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이번 건은 정말 육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거다.

협상의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힘든 내색보단 항상 친절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투로 설득한다.

말이 통하지 않고 고지식한 사람만 아니면,10에서 9명은 협상에 응한다.

화물운수업자 입장에선 돈을 더받아 좋고, 화주입장에선 알아서 운수업자가 상냥하고 조심스럽게

집중해서 물건들을 이송해주니 서로 윈윈이 될수 밖에 없다.


"그렇게만 해주시면 저희는 감사드리죠. 잘 부탁드립니다~"


협상이 생각대로 되어서 입꼬리가 나도 모르게 귓가에 걸친다.

이사 박스 하나를 들고 힘차게 내려간다.

그리고, 밑에 계신 아버지에게 귓속말로


"아버지 20만원 더 받기로 했어요~!!"


아버지도 놀라고 기분이 좋으신지 눈 빛이 달라 지신다.

전에 아버지가 일하시다가 다치셔서 발을 조금 절뚝 거리신다.

난 작은 목소리로


"아버지는 가벼운 물건만 내리세요, 천천히 하셔. 내가 다할 테니깐~!"


이렇게 말씀드리지만, 제말은 듣지도 않고 부랴부랴 무거운 짐들을 옮기신다.

물건 반밖에 싣지도 않았는데, 벌써 물건이 한차로 가득하다.

잘잘한 물건을 더 싣은 다음 하차지로 이동했다.


하차지는 건물이 새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였다.

다행이 여기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구루마에 물건 가득히 싣고, 이삿짐 하차하는 세대 호수로 이동한다.

몇번 이동으로 금방 하차하고, 다시 출발지인 상차지에서 나머지 이삿짐을 싣는다.

역시 나의 정확한 눈은 이삿짐의 예상한 물량을 맞혔다.

두번째 짐도 한차로 가득했다.

이동후 또 다시 구루마로 하차지에 모든 짐을 내렸다.

화주인 아가씨가 마지막 화물칸을 확인하고, 알려준 계좌 번호로 바로 이체해 주었다.

아가씨는 정말 감사하다며 연신 인사를 해주신다.

계좌를 확인해보니 화주인 아가씨가 25만원을 입금해주었다.

너무나 감사했다.

비에 젖어 몸은 약간 서늘했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다.

난 아버지께 유세를 떨며


"아버지 제가 25만원 드릴께~~"


"들뜨지 말고, 좀 점잖고 있어~"


아버지는 나에게 점잖게 있으라고 훈계를 하지만, 내심 좋으신 거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상차지 양주 쪽에 오더가 떴다.

이것 또한 이삿짐 이었다.

운반도움이 필요한 7만원짜리 오더였다.


"아버지 이거 하나만 더하고 식사하러 가시지요~~"


두번째 잡은 오더 상차지를 향하여 달려간다.

지하주차장의 높이에 제한이 있어, 호루를 1단으로 내려야한다.

또 비를 맞으며, 1단으로 다시 셋팅한다.

호루 고정 고무줄을 다시 풀었다 걸어야 했기에 족히 20~30분 소요된다.

비에 젖은 면장갑속의 온도는 겨울도 아닌데 손이 시리다.

지하 주차장 하차지 세대 호수 라인으로 이동하여 차를 세운다.

물건은 퀸사이즈 침대매트리스와 프레임 거울등 잔 물건들이다.

오더에는 운반도움이라 화주랑 같이 상차를 해야만 한다.

그런데 화주는 같이 상차할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매트리스, 침대 프레임, 거울, 등 ...요거 실으시면 되요."


난 추가요금을 요청할 심산으로 웃음과 미소를 잃지 않으며, 아버지랑 같이 물건을 상차한다.

물건을 상차하고, 하차지로 이동을 했다.

하차지는 양주 장흥쪽의 새 아파트 단지였다.

하차지는 네비만 믿고 가다간, 길이 아닌곳을 연신 가르친다.

아마 아파트 단지를 조성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일 것이다.

화주가 이사한 곳은 아파트 꼭대기 복층세대 였다.


"좋은데로 이사 오셨네요"


하차지에 물건을 다 내리고, 기분 좋게 운을 띄운다.


"원래 상하차 같이 해주시는 오더인데, 바쁘신거 같아 저희가 상하차 다해드렸거든요,

괜찮으시면 추가 요금 괜찮으세요.~?"


"그래, 얼마 더드리면 돼요~?"


"2만원만 더주세요^^~"


난 60만원 채워서 오늘 일당으로 아버지께 3만원을 드릴 계획이었다.

계획대로 화주분이 감사하다, 고생하셨다 하고 2만원 더 추가해 주셨다.


"새집에서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아버지 계좌에 모바일로 30만원 입금 시켜드리고,

연신 난 뿌듯해 한다.

늦은 점심 사드린다고 가시자고 했는데,

한푼이 아까우셨는지 아버지는 극구 반대하시며,

순대국 사서 집에서 같이 먹자고 하신다.

집에 들어와 늦은 점심이 아닌

빠른 저녁을 먹게 되었다.

집 식탁에 앉아 아버지는 나와 며느리, 손주들이랑 같이 식사를 하시고,

바삐 집에 가신다고, 귀촌하신 고향으로 다시 향하셨다.

내 입장에서는 더 드리고 싶고,

그냥 노년생할은 마실만 다니시다가, 마을 지인들과 즐기면서 사셨으면 하는데,

현재의 우리 부모님은 아들 키우느랴, 장가 보내랴 ,노년 준비도 부족하여 못해,

아직 일에 손을 못놓고 계신 부모님.

그렇다고 용돈을 많이 드릴 수 없는 나의 벌이가 그저 안타깝고 미안할 뿐이다.


그래도 난 오늘의 화물운수업 중에서

가장 '운수 좋은 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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