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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키우며 느낀 점

골댕이 키우는 중입니다 (살려주세요)

by 온수ONSU

골든리트리버를 키우고 있다. 대형견이다 보니 사료값은 당연히 많이 든다. 높은 유지비용을 각오해야 하고, 특히 초기 적응 과정에서 회생이 꼭 필요하다. 나는 종종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해 분양받은 개를 파양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나 역시 초반이 힘들었다. 20대에는 해야 할 일이 많았고, 개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요구했다. 가족들이 돌봄을 분담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그래서 강아지를 들이기 전, 돌봄의 균형을 가족끼리 진지하게 대화해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특히 나는 밤에 항상 늦게까지 깨어 있는 습관이 있어서, 낮에 일어나 산책을 시키고 밥을 챙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다. 그래서 언젠가 이 아이가 하늘로 간다면, 나는 다시는 개를 키우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랑했던 반려동물과의 이별에서 오는 정서적 소진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점도 많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나는 훨씬 부지런해졌다. 매일 아침 6시 20분에 일어나 한 시간 동안 산책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산책이 끝나면 아침을 준비하고, 밥을 먹고, 일을 시작한다. 덕분에 생활이 규칙적이고 건강해졌다. 나는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때때로 새벽까지 깨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개와 함께하는 삶은 내 리듬을 조금씩 바로잡아 주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개인 시간은 줄고 육체적으로 피곤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보다 훨씬 행복하고 건강해졌다.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보다, 집에서 가족들과 개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편안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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