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으로 타인을 붙잡는 사람들

고독을 무기처럼 휘두르는 사람들을 피해라

by 온수ONSU

최근 들어 외로운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외로움이 모두에게 같은 무게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에게 외로움은 스스로를 맑게 거르는 여과의 시간이 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타인의 평온을 침범하는 무례가 되기도 한다.


외로운 사람들은 종종 타인의 입장을 헤아릴 여유를 잃어버린다. 오직 자신의 결핍만이 세상의 중심이기에 그들과의 만남에는 적정한 선이 없고, 행동은 미성숙하다. 본인의 감정이 가장 시급한 불덩이라 믿으며 주변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스스로 메워야 할 내면의 구멍을 타인의 온기로만 채우려 드는 태도는 관계에 대한 갈증이라기보다 비겁한 의존에 가깝다.


인간은 본래 외로운 존재이며, 홀로 살 수 없기에 타인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건강한 이들은 그 외로움을 느낄 틈도 없이 바쁜 하루를 살아낸다. 그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넘기고 생존하는 것 자체가 목표인 이들에게, 가만히 앉아 징징거리는 이들의 호소는 한심한 투정으로 보일 뿐이다. 생계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고난 속에 있지 않음에 감사해도 모자랄 판에, 외로움이 괴로움이라 말하는 것은 참으로 모자란 생각이다.


일본에서는 겉은 멀쩡하지만 내면은 미성숙하여 타인에게 끊임없이 정신적 에너지를 요구하는 이들을 ‘멘헤라’라고 부른다. 그들은 자신의 바운더리 안에만 들어온다면 무한한 사랑을 줄 것처럼 말하지만, 그것은 결코 사랑이 아니다. 상대의 시간을 뺏고 에너지를 소모시키며 끝내 옭아매는 집착이자, 홀로 서지 못하는 자의 처절한 매달림일 뿐이다. 노력 없이 얻으려는 관심은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갉아먹을 뿐이다.


외로움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짊어진 근원적인 감정이다. 그것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는 도망칠 것이 아니라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81억 인구 중 절반이 이성인 세상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 한 명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 이성을 만날 기회는 차고 넘친다. 또한 거장들의 영화 속 인문학적 사고, 책이 건네는 문장, 혹은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차려낸 요리 등 현대 사회에는 이 공허를 달랠 고차원적인 도구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그런 것들로 충분히 스스로를 대접할 수 있다.


자신의 외로움을 조금 더 담담하게 대할 수는 없을까.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타인에게 던지는 대신, 잘 묵혀낸 술처럼 그 맛을 곱씹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상은 분명 쓰고 거친 면이 있지만, 그 쓴맛을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단맛이 찾아오기도 한다.

나에게 그런 구걸하는 인간들이 찾아오지 않기를,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외로움을 내실로 바꾸어가는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외로움은 타인에게 기댄 위로보다, 스스로를 빚어내는 고독이라는 우아한 이름으로 존재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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