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꿈의 대학생이 되다.
따란 따라 따란 따라~~~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행복한 순간이야 Happy days~
움츠린 어깨를 펴고~오~
이 세상 속에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
슬픔은 잊는 거야 Never cry~
뜨거운 태양 아래 Sunny days~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라면 돼~~
항상 똑같은 생활 속에 지쳐가지만~~♬ ‘
(누가 맞게 춤을 추는지 곁눈질하면서 서로서로 따라 춤을 춘다...)
싱그러운 5월의 어느 푸르르고 화창한 날...
대학 캠퍼스의 푸르디푸른 잔디 광장에서...
하늘이 붉게 타들어가는 황혼 저녁...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경쾌한 노래가 캠퍼스 위 공기를 가득 메웠다.
대학 캠퍼스 광장에는
축제의 꽃.... "미스 S 선발대회"를 보러 온 학생들로 그득그득했다.
실루엣이 드러나도록 몸에 딱 달라붙는 흰색 면티에 흰색 짧은 면바지를 입은
12명의 여대생들이 늘씬한 각선미를 드러내며 노랫소리에 맞추어 발랄하게 춤을 췄다.
군인들의 함성 같은 남학생들의 환호성에 힘을 입어 더욱더 자신 있게 춤사위를 선보였다.
(노래가 끝나고...... 12명의 여학생들은 무대 뒤로 빠르게 퇴장)
어느덧 땅거미가 깔렸고,
그 기분 좋은 5월의 저녁 공기가 코끝을 아련하게 스쳐갔다.
무대의 스포트라이트가 하나, 둘, 셋.... 켜지더니 전체가 한꺼번에 빵~하고 켜진다.
조명 색깔이 빨간색, 보라색, 남색 등이 어우러지며 동시에 무대 아래 안개가 무겁게 깔렸다 가볍게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EBS에서 자주 봤었던 코미디언 김종석 씨가 이 날 MC를 맡았다.
“확실히 아름다운 여학생들이 흥겹게 춤을 춰서 그런지 무대의 열기가 한껏 뜨거워졌습니다. 오늘 OO대학교 축제 첫날의 마무리를 ’ 미스 S 선발대회‘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다들 즐거우시죠? (객석의 반응 유도)”
“(우레와 같은 함성) 네~~~~~~~~~~~”
“자, 그럼 이번 순서는 참가자들의 정장 심사가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개인이 준비한 정장을 입고 등장해서 자기소개를 할 예정입니다. 이번 드레스 코드를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 그리고 자기소개를 통해 얼마나 자신을 잘 보여줄 수 있는지가 평가됩니다. (앞 좌석 중앙에 앉아 있는 심사위원을 향해 손을 뻗으며) 여기 앞에 계시는 심사위원들께서 수고해주시고 계십니다. 객석에서도 어떤 참가자가 1등이 될지 예측해보시면 재미가 더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바로 참가번호 1번! 바로 나오실까요?”
“(씩씩하게) 네, 안녕하세요. 참가번호 1번. 최진아입니다. 저는 기계공학부 2학년이고요. 이번에 대회 참가자 모집하길래 지나가다 공문 보고 지원해봤습니다. 다들 외모가 출중해서 제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대학 생활의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 나왔습니다.”
쇼트커트의 참가번호 1번 언니는 호탕하고 거침없는 성격마저 코미디언 조혜련의 외모만큼 닮아있었다.
참가번호 1번의 소개가 끝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참가번호 3번이 아닌가.
무대 옆 건물에서 옷을 갈아입고 이동하는 시간이 있어 참가번호 3번이 무대에 올라갔다는 말을 듣자마자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확인하고 무대로 향했다.
“자, 다음은 참가번호 4번입니다.”
베이비 핑크색 정장을 입고 참가번호 4번이라는 호명에 맞추어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참가번호 4번 차은서입니다. 영어학부 00학번 새내기고요. (눈웃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많~~~ 은 사람들 앞에... 그리고 이와 같은 무대에.... 서있는 상상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죽기 전에 가능한 많이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했었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다면 그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어렸을 때의 막연했던 꿈이 이 무대를 통해 이루어지니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너무 설레고 감동스럽습니다. 지금 이 순간, 장미희의 수상소감이 떠오르는군요. '너무 아름다운 밤이에요!'”
(객석에서 웃음소리)
“오늘 수상을 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너무도 아름답고 감사한 밤입니다. 모두 다 같이 축제의 첫날!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즐겼으면 합니다.”
자기소개를 하면서 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에 담았다. 등장할 때 환호하며 반겼던 사람들, 집중해서 들어주는 사람들의 모습들, 축제 첫날의 기대와 환희로 가득 찬 얼굴들, 젊은 청춘들의 생기 있는 눈빛들이 내 눈에 알알이 박혔다. 웅성거리는 청중의 소리를 뚫고 내 목소리가 마이크 너머 캠퍼스 전체로 울려 퍼져나갔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도 경이로웠다.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반짝이는 무대에 서 있는 이 황홀한 순간이 가슴을 뛰게 했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가슴 벅참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세상에 태어나 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누군지 모를 대상에게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