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밤의 애도: 고인을 온전히 품고 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자살 사별
여섯 밤의 애도: 고인을 온전히 품고 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자살 사별자들의 여섯 번의 애도 모임(임상심리학박사 고선규 지음)
<여섯 밤의 애도>는 자살 사별자 다섯분과 임상심리전문가 고선규 선생님이 함께한 여섯번의 애도의 시간을 기록한 책이다. 다섯분은 형제혹은 부모를 자살로 읽은 자살사별자들이고 각자의 애도과정을 거치고 있는 분들이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 잔잔했던 감정이 이 여섯번의 시간으로 인해 그때의 감정과 기억이 떠올라 힘들어 할때도 있었다. 고선규 선생님은 심리부검면담 일을 하다가 애도전문 상담을 하게되셨다. 이 책은 자살사별자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책이기도 하지만, 누군가 상실을 경험한 이들에게 어떻게 정확하게 공감과 위로를 하는지 배울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위로와 공감이다. 나의 선의가 상대에게는 상처가 될때도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래서 더 자세히 공부하고 알 필요가 있다.
암에 걸린 사람들도 자신의 투병기를 타인들에게 쉽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사람들도 큰 병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모르다보니 쉬쉬 할때가 많다.
맨마지막에 자살 생존자들을 위한 조언 25가지를 다 그대로 옮겨 적었다. 자살 생존자들에게도 필요한 조언이지만,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해당하는 조언들이 많이 겹쳤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꺼려 하는 사회이니, 자살에 대한 이야기는 말해 무엇하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어설픈 조언보다는 그가 왜 자살생각까지 하게 되었는지 경청하는게 오히려 나을때가 많다. 자살을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생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죽는 것이 살아있는 것보다 더 나을거라는 생각에서 죽고 싶어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 사람의 생을 대신살아줄 것이 아닌 이상 그의 생각에 이래라 저래라 할수 없는 것이다.
나또한 심한 우울증의 반복이 계속 될때마다 늘 죽음을 생각했었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하고 싶은 것이 아무것도 없고 우울증으로 지긋지긋하게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과연 내가 몇살까지 살지 자신이 없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나 상황이 너무나도 힘들면 자살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자살을 생각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타인의 아픔과 상실을 견디는 인내심이 너무나도 부족한 사회이다. 그러니, 세월호 유가족의 발화들을 지긋지긋하다고 혐오발언을 너무나도 쉽게 하는 것이다. 누군가 큰 아픈 경험을 했다면, 그 사람의 상태가 괜찮아질때까지 그 사람이 무엇을 하든 가만히 견디며 인내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죽음, 자살, 자살사별자에 대한 책들도 관심을 가지고 읽고 후기를 쓰는 것이다.
p199 - 죽음은 사별자가 어떤 행동을 취소하거나 수정한다고 해서 돌이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p249 - 그래서 애도를 ‘치열한 노동’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p289 - 이 기록이 자살 사별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위로와 공감을 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자살 생존자들을 위한 조언
1.당신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안 될 것 같아도, 할 수 있습니다.
2.“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를 두고 씨름하세요. 더는 그 이유를 알지 않아도 될 때까지, 혹은 부분적인 답으로도 만족스러울 때까지요.
3.강렬한 감정들로 버거워지는 시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은 정상입니다.
4.분노, 죄책감, 혼란, 건망증도 평범한 반응입니다. 당신은 미친 것이 아니라 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5.고인, 세상, 신 그리고 자신에게도 분노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세요. 이를 표현해도 괜찮습니다.
6.당신은 어떤 일을 했거나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죄책감은 용서를 통해 후회로 바낄 수 있습니다.
7.자살 생각을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행동에 옮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8.한 번에 한 순간씩, 하루씩 넘기며 살아가세요.
9.당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줄 사람을 찾으세요. 이야기하고 싶다면 누군가를 불러보세요.
10.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눈물은 치유입니다.
11.자신에게 치유의 시간을 주세요.
12.선택은 당신의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절대적이고 유일한 존재일 수 없습니다.
13.도중에 좌절 또한 찾아올 것입니다. 감정이 밀물과 같이 들이닥친다면, 당신은 슬픔의 잔여물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14.중요한 결정은 미루세요.
15.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허락하세요.
16.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경험하는 고통을 알아차리세요.
17.당신 자신과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인내심을 가지세요.
18.자신의 한계를 정하고 ‘NO’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세요.
19.당신이 무엇을,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를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멀리하세요.
20.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지지 집단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만약 찾기가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집단을 시작해달라고 요청하세요.
21.당신의 (종교적)믿음에 의지하세요.
22.슬픔으로 인한 신체적 반응을 경험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예) 두통, 입맛 업음, 불면
23.다른 사람들과 함께 웃거나 자신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 것도 치유입니다.
24.당신이 가진 질문, 분노, 죄책감 그리고 다른 모든 감정을 보내줄 수 있을 때까지 닮도록 곱씹고 도 곱씹어도 됩니다. 감정을 보내주는 것은 고인을 잊는 것이 아닙니다.
25.당신은 절대 과거와 같은 모습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저 생존하는 것 너머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