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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배팅연습장(그림일기)

그림일기 시즌3

by 박조건형

휴게소 배팅연습장(그림일기)


장거리를 갔다가 우연히 군위휴게소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다. 배트 연습장이 있길래 한번도 쳐본 적이 없지만 카드로 2000원 결제를 하고 20번을 휘둘렀다. 한번도 못맞췄다. 몸을 쓰는 걸 좋아하다보니 다음에 들렀을때도 휘둘러봤지만 그때도 하나도 못맞췄다. 장거리 갔다가 다른 휴게소에서 밥을 먹어도 되는데, 배트 한번 휘둘러 보려고 일부러 군위휴게소에 들리기도 했다. 가끔 20개 중에 한두개가 맞을때가 있었다. 왜 안맞을까 생각해보니 늘 공보다 빨리 휘두루는 것 같아서 오늘은 일부러 한템포 늦게 쳐야지 했더니 20개중 절반정도는 걸리더라. 그래서 삘 받아서 4000원 결제하고 40개를 쳤다. 또 20개를 쳤다. 역시 반이상 쳤다. 근데, 공들이 다 땅볼로 아래로 향했다. 배트를 위쪽으로 휘둘러야 겠구나 생각했다. 나의 딴짓하기는 늘 이런 원리로 작동한다. 일단 약간의 흥미가 있으면 해본다. 몸으로 경험한다. 안되면 왜 안될까 생각도 해보고 조언도 구해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작은 성취를 느끼면 더 하고 싶고 자꾸 하다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회사에 와서 권주임에게 이야기 했더니 경주 휴게소에도 있다고 한다. 거기도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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