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시즌3
여름 버전 스위치(그림일기)
어제 또 소장님과 싸웠다. 언성 높일 일은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내 말을 들으면 내 말이 맞고 소장님 말을 들으면 소장님 말이 맞겠지. 최근에 연달아 두번 소장님과 언성을 높였고, 그 전엔 영업부장과 전화로 싸웠다. 자꾸 나만 이런일이 생기니깐 미안하기도 하고 나를 문제 동료로 생각할 것 같아 자진해서 사과를 할겸 면담신청을 했다. 오후에 일이 적어 사무실에 현장 사람 다 모인 자리에서 소장님이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전과장님은 높은 사람이 뭘 하라고 하면 토달지 말고 좀 해라고 하신다. 맞다. 그래야 겄다. 속상하기도 하고 짜증도 나는데 그렇다고 동료들에 대한 신뢰도 별로 생기지 않는다. 회사에서 참 재미없고 그렇다. 여름버전 스위치를 일단 켜야겠다. 대들지도 말고 따박따박 따지지도 말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겄다. 나는 관계를 참 잘 한다 생각했는데, 오만하지 말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 내뜻대로 안되는 관계도 있고 자꾸 일이 꼬이는 관계도 있고. 그래도 우리 부부의 생계이니 잘 견디고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