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대화(그림일기)

그림일기

by 박조건형

가족대화(그림일기)


추석에 제주에 내려가기전에 퇴근하고 인사차 엄마집에 들렀다. 저녁으로 만두를 찌고 있길래 꼽사리 끼여 같이 저녁을 먹었다. 동생도 나이가 드니 식욕이 줄어들어 먹는 양이 줄었다고 했다. 만두를 먹고 또 다른 만두를 쩌서 먹고 과일을 먹고 엄마는 국에 밥을 말아 김치랑 더 드셨다. 모임에서나 친구들과 하는 “똑똑대화카드”(내 가방에 여셧종류의 카드를 늘 챙겨 다닌다)가 생각나서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 식탁위에 깔았다. 감정카드와 인생 카드로 1시간 넘게 길게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원래 교류나 대화가 많지 않은 가족이었고 그래서 서로가 살아온 삶에 대해 잘 몰랐다. 엄마 집에 우리 부부의 공저책이 있었는데 동생은 뒤늦게 그 책을 꺼내 읽어보았다고 했다. 오빠가 책을 내서 좋긴 한데 내 우울증의 경험에 대해서 읽으니 과거의 자신이 힘들었던 시간들이 떠올라 좀 힘들기도 해서 양가적이라 했다. 나는 늘 내 우울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다닌 편인데, 동생은 늘 아닌척 숨기고 살아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엄마는 할머니(엄마의 엄마)에 대한 화가 많아서 개인상담 좀 받아보라고 지나가는 말로 꺼내보기도 했지만 싫다고 하셨다.동생은 내 이름과 짝지 이름으로 검색해서 글을 찾아보기도 했다고 했다. 10월 31일 양산에서 하는 북토크에 오라고 할지 고민이었는데, 대화끝에 두 사람에게 올 생각이 있는지 물었고 온다고 했다. 30년 정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르던 가족은 이렇게 대화를 통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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