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글, 그림

현장 직원 네 사람 회식

by 박조건형



긴 글을 쓸 건 아지만, 이건 기록을 해 두어야 할 일이라 간단히 적어보려 한다. 솔직하게는 자세하게 세세히 기록하고 싶지만, 상대방이 이 글을 혹시라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간단히 조심스레 객관적으로만 기록하는게 좋겠다.


어제 소장님 빼고 현장 직원 네 사람간의 첫 회식이 있었다. 이렇게 밥을 먹은적은 어제가 처음이다. 무한리필 고기집에 앉아 고기를 굽고 먹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엔 고기를 열심히 구웠고, 나도 적당히 배가 찼고, 전주임과 권주임이 나는 관심없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길래 나는 핸드폰으로 인터레스트 자료사진 찾아 다운 받고 있었다. 그게 김대리 눈에는 티꺼워 보였나 보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권주임이나 전주임행님보다 김대리에게 말할때 종종 퉁명스러운게 사실이다.(쌓인게 많은게 사실이니깐)


형님, 그 태도가 뭡니까. 뭐 불만 있습니까 라고 눈을 부릅뜨고 이야기를 하길래, 나도 맞거리를 했다. 대화가 조금 오가고 김대리가 흥분하는게 아닌가. 그리고 “씨발 좇같네” 라는 뉘앙스의 욕을 내뱉었다. 속으로 올타쿠나, 네가 걸려 들었구나 했다. 나는 흥분하지 않고 조목조목 대꾸 했다. 나보다 15kg는 더 나가는 친구니 혹시 내 얼굴을 치면, 가만히 맞고 있어야지 생각했다. 떨리거나 그런건 없었다. 속으로 니가 하수구나. 흥분한 네가 진거야. 생각했다.


옆에 있던 전주임 행님이 김대리를 데리고 나가 한참을 이야기했고, 나는 권주임 행님이랑 이야기 했다. 이행님이 또 술이 되가지고(나는 술자리 문화를 안좋아한다.) 이야기가 겉도는 느낌이 있었다. 다시 들어온 김대리는 흥분이 가라앉진 안은 모양이다. 나에게 불만이 있으면 이야기 하라 해놓고, 내가 조분조분 하게 불만을 이야기 하면 눈 동그랗게 크게 뜨고 흥분하면서 내가 그렇다고요? 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데, 어떻게 대화가 되겠는가. 김대리는 이야기 하라하고, 내가 이야기 하면 김대리는 흥분하고, 그럼 대화가 안되고, 김대리가 말해보라고 하고, 나는 또 시도하지만 남의 이야길 받아들일 태도가 없으니 이야기는 결국 파국. 김대리가 다시 바깥으로 나가고, 전주임형님은 내 무릎을 살짝 건드리며, 들이받아라 들이받아 하고 살짝 귓속말로 이야기 해 주신다. 전주임 형님의 동의를 얻을 정도면 더 밀어 붙여도 된다는 말씀. 다시 전주임형님은 김대리랑 대화하러 나가고. 나는 권주임 형님과 의미없는(형님이 술이 되서 말이 안통함)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시 들어와서는 김대리와 서로 사과를 했다. 악수도 하고 포옹도 하고. 그리고 자리는 마무리 되었다. 집에 가면서 전주임 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는 자주 통화로 회사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다. 내 말은 도통 안받아들였는데, 전주임 형님의 말은 통했나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던 거다.


예전에 전주임형님과 김대리가 이미 한번 싸워서 그런걸까? 아니면 요즘 소장님과 전주임 형님이 다들 출근하기전에 일찍 출근하셔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소장님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해서 그럴까, 전주임 형님의 이야기가 김대리를 달래면서 설득적으로 이야기 해서 그런걸까, 전주임행님도 신기해했는데, 전주임형님 말에 고분고분 예 예 맞습니다. 라고 고개를 주억 거렸다고 한다. 화요일 출근을 하면 내가 김대리를 불러서 따로 이야기를 좀 하라고 하셨다. 점심시간에 밥 먹고 근처 교동커피에 커피 먹으러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겠다. 사과를 먼저 하면서 형님의 아량도 보여주면서 다음에 또 이런 사달이 났을때를 대비하여 밑밥을 깔아 놓으라는 것이다.


김대리는 중간 관리자로 커야 한다. 그럴려면 밑에 동료인 나와 전주임 권주임 형님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솔선수범 해야 한다. 한번의 충돌로 김대리가 바뀌리라 생각지 않는다. 계속 충돌하면서 충돌의 면적을 줄여 나가야지. 그러면서 김대리는 중간 관리자로 성장하고, 그러면 우리는 일하기 좋아지고.


터질게 터진 하루였다. 올타쿠나 하고 나는 잘 받아쳤고, 흥분하지도 않고, 당황하지도 않고 댓거리를 잘 한 나를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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