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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취미부자

도자기 입문 07

도자기 완성 + 과일 그릇 데코

by 성경은

지난주에 샌드스톤 sandstone 바탕에 미러블랙 mirror black 글레이징을 한 도자기가 구워져 나왔다. 내가 딱 상상했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나름 기대한 효과가 비슷하게 나왔다. 세로 선들에 시선이 집중되어서 가로로 울퉁불퉁한 코일 쌓은 흔적들이 눈에 덜 거슬리니까 되었다.

구운 도자기

샌드스톤은 상상한 색에 가까웠고, 미러블랙은 파란색에 가까워서 신기했다. 아마 미러블랙도 글레이징을 샌드스톤처럼 세 번 했으면 더 검정에 가까웠겠지만, 검정이 너무 강할까 봐 한번만 했더니 회색이 아니라 파랑이 나온다는 걸 알았다.

한 번 칠하면 파란 미러블랙

샌드스톤이 무광이고 미러블랙이 유광이라서 미러블랙이 마치 덜 말라서 물기가 있는 듯한, 글레이징이 흐르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키는 것도 마음에 든다.

글레이징 덜 마르고 흐르는 착시

지난주에 몰드에 넣어서 만든 큰 그릇(과일 바구니 느낌)은 적당히 굳어서 몰드를 뒤집으니까 자연스레 빠졌다.

큰 그릇

큰 그릇은 움푹 파인 안쪽의 데코가 관건인데, 과일 바구니로 쓸 거니까는 풀, 자연, 느낌으로 이미지를 찾아봤다.

웹에서 찾은 이미지

이미지를 선생님한테 보여주면서 이렇게 하고 싶다고 했더니 착색제가 들어간 슬립 slip(액체 상태 점토)을 쓰라고 했다.

착색제 슬립 샘플

샘플들을 보니 초록은 하나다. 하나 있는 초록이 원했던 이미지 색보다 채도가 더 높아서 상큼 발랄하니 아주 마음에 쏙 든다.

초록 슬립 샘플

샘플을 뒤집어 보면 슬립 색깔명이 나온다. 파라킷 그린 parakeet green (앵무새 초록)이다.

파라킷 그린

슬립도 색이 선명하게 잘 나오려면 세 번 칠을 해야 한단다. 슬립은 글레이징처럼 빨리 마르지 않아서 한번 칠할 때마다 드라이기로 말렸다.

슬립칠

세 번 칠하니까 확실히 점토색이 보이지 않는다.

세 번 칠한 그릇

다양한 조각칼들을 써서 어릴 적 고무 판화하던 느낌으로 풀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린다기보다는 칼로 긁어내는 것에 가깝다.

풀 그리는 중

참고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지만 얼추 원했던 느낌의 풀, 자연 데코를 완성했다. 다음 주에 구워진 느낌은 어떨까 기대된다.

그릇 데코 완성

집에 데리고 온 도자기는 식탁의 꽃화분이 되었다.

식탁 꽃화분이 된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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