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하눔의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티무르의 열정과 사랑
사마르칸트에 도착한 후 짐을 풀고 가장 먼저 발길이 향한 곳은 비비하눔 모스크였다. 이 모스크는 도시의 랜드마크처럼 우뚝 솟아 있으며, 그 웅장함은 멀리서도 쉽게 느껴졌다. 입구에 다다르자, 모스크의 섬세한 타일 장식과 높게 뻗은 돔이 그때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슬람 건축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모스크에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것은 광활한 마당과 거대한 건물들의 숲이었다. 모스크의 주 건물과 4개의 돔, 포탈이 빚어내는 균형 잡힌 구조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그 건축물은 티무르 시대의 영광과 위대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거대한 규모와 화려한 장식들은 마치 하늘에 닿을 듯한 높이를 자랑했고, 파란색과 녹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타일은 마치 모스크를 보석처럼 빛나게 만들었다.
비비하눔 모스크는 티무르가 인도 원정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로, 그 이름은 그의 몽골인 출신 아내 '사라이 물크 하눔'에서 유래되었다. 많은 전설에 따르면, 그녀가 티무르의 원정 중 그의 귀환을 기념하기 위해 지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티무르 자신이 인도에서의 승리를 자축하고자 한 모스크다. 수많은 장인과 노동자들이 투입되었고, 인도에서 데려온 코끼리들이 건축에 동원되었다는 이야기는 당시의 대규모 건축 과정을 상상하게 했다.
모스크 내부로 들어가자, 티무르 시대의 흔적과 현대의 복원이 뒤섞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 세월 방치되었던 모스크는 1897년 지진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지만, 1974년 소련 시대에 복원되고 이후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의해 보수되었다. 그 결과 모스크는 그 시대의 모습과 약간 다르지만, 여전히 그 위엄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내부에서 걸을 때마다 기둥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섬세한 문양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는 마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모스크는 규모뿐 아니라 디테일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회갈색의 벽돌 사이에 옥색 타일로 포인트를 주었고, 돔과 아치들은 정교한 패턴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비록 시간이 지나며 약간의 손상이 있었지만, 그 흔적마저도 건축물의 역사와 그 시대의 영광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모스크를 둘러보며 느꼈던 감정은 압도적인 감동과 경외감이었다. 티무르 시대의 영광과 그 시대에 존재했던 이슬람 건축의 정수가 그대로 살아 숨쉬는 곳이었다. 모스크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역사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고, 그 웅장한 건축물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비비하눔 모스크를 떠날 때, 그 앞에 서서 다시 한 번 건물을 바라보았다. 이 모스크는 티무르의 애정과 위대함, 그리고 이슬람 문화의 화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는 특별한 장소였다. 떠나며 비비하눔 모스크의 웅장함과 그 안에 담긴 역사가 계속 내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