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전통의 상징, 성북동 나폴레옹과자점 체험기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성북로 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고소한 향기와 함께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성북동의 명물,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입니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빵집 안은 제법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줄을 길게 서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들어오는 사람마다 뭔가를 잔뜩 골라 들고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열장 앞에 서서 한참 고민했습니다. 요즘 트렌디한 빵들도 많았지만, 처음 찾은 이곳에서 가장 기본에 충실한 빵을 맛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단팥빵과 소보로빵, 두 가지를 골랐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이자, 오랜 세월을 지나며 사랑받아온 대표 메뉴들입니다.
대부분 손님들은 포장을 해서 나가지만, 저처럼 바로 맛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가게 한쪽에는 긴 테이블이 놓여 있었습니다.
거기 앉아 단팥빵을 한입 베어물었습니다. 앙금은 달콤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았고, 빵 자체는 밀가루 향이 진하게 풍기며 부드러웠습니다.
소보로는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했는데, 위에 뿌려진 고소한 부스러기가 부드러우면서도 바삭했습니다.
이곳은 유명한 빵집일 뿐만 아니라 제과 제빵 학교로도 유명합니다. 1968년 문을 연 후로, 수많은 제빵사들이 이곳에서 기술을 배우고 나갔습니다. 대한민국 제과명장 여러명을 배출한 학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 빵집은 화려하고 유니크한 비주얼로 승부를 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나폴레옹과자점은 수십 년 전 방식 그대로 묵묵히 같은 자리를 지켜온 공간이었습니다.
소보로 하나, 단팥빵 하나에도 ‘맛’ 이상의 전통이 담겨 있는 그런 빵집.
성북동을 찾는다면 한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