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음식이 맛없기로 유명하다는 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적인 셰프는 또 유독 영국에서 많이 배출되었죠.
그 대표 주자가 바로 고든 램지.
TV에서 거침없는 언변과 완벽주의적인 모습으로 전 세계인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다 고든램지가 만든 버거 브랜드가 있다기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여행기나 식당 리뷰 중 ‘빵’과 ‘버거’ 관련 글의 조회수가 유난히 높습니다.
아마도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애정하는 분야이기 때문이겠지요.
이번엔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Gordon Ramsay Street Burger)’ 에 방문하였습니다.
이 브랜드는 2021년, 한국에 정식 진출했습니다.
당시 프리미엄 버거를 표방하며 나온 브랜드 ‘고든램지 버거’는 가격이 꽤 높아서, 기본 버거가 3만 원대부터 시작해 10만 원이 넘는 메뉴도 있을 정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에 비해 스트리트 버거는 접근성이 더 좋고, ‘합리적인 가격에 고든램지 스타일의 버거를 즐기자’는 콘셉트입니다. 물론 다른 버거에 비하면 그렇게 합리적이진 않지만요.
아무튼 제가 주문한 메뉴는 ‘오지알 버거’입니다.
오븐, 그릴, 로스트, 세 가지 방식으로 조리했다고 하더군요. 주문 후 약간의 대기 시간을 거쳐 받은 버거는 단순히 보기만 해도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매장 내부는 마치 고급 레스토랑처럼 보이려고 한 부분도 있지만 캐주얼한 부분도 보입니다, 전체적인 조도나 인테리어도 일반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점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줍니다.
다만 주문과 픽업, 음료 리필 등은 모두 셀프로 해야 하니완전한 레스토랑 서비스는 아닙니다.
버거의 맛은 한 마디로 ‘깔끔한 정통파’였습니다.
고기 향이 매우 진하게 퍼졌고, 한 입 먹는 순간 ‘진짜 소고기다’ 라는 느낌이 확 들어왔습니다.
예전에 먹은 파이브가이즈의 햄버거가 좀 더 공격적이고 육즙 폭발형이었다면,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는 그보다는 조금 더 절제되고 단정한 고급스러움이 있었습니다.
사이드로 감자튀김과 음료를 7천 원에 추가했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감자튀김이 바삭하고 나쁘진 않았지만, 특별히 인상적이지는 않았고 음료 역시 리필이 가능한 점 외에는 딱히 메리트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먹는 이 버거는 고든 램지 이름이 붙은 요리다” 라는 일종의 만족감이 경험의 가치를 높여주었습니다.
물론 엄청난 미식 체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깔끔하게 완성된 버거 한 조각이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