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 경복궁 야간개장 후기 : 조명이 켜진 풍경

해질녘의 궁궐, 어둠이 내려앉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다

by 타이준

해질녘의 궁궐, 어둠이 내려앉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다


서울의 중심, 경복궁.


낮에도 멋진 장소지만, 밤에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고 하여 2025년 상반기 경복궁 야간관람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야간 개장은 5월 8일부터 6월 15일까지 운영 중이며, 저는 7시 30분쯤 입장했습니다.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01.jpg?type=w1600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02.jpg?type=w1600

그런데 입장 당시,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하늘은 여전히 환했고, 궁궐의 조명도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졌죠.


‘야간관람이라고 했는데, 이게 맞나?’


살짝 걱정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은 점점 푸르스름하게 어두워지고, 궁궐의 고요한 야경은 그때서야 서서히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냈습니다.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03.jpg?type=w1600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04.jpg?type=w1600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05.jpg?type=w1600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14.jpg?type=w1600

특히 경회루는 해가 지는 시간대에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정자에 비친 조명과 그림자가 연못 위에 잔잔히 퍼질 때, 과거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와중에도, 저마다 조용히 숨을 고르며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10.jpg?type=w1600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07.jpg?type=w1600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08.jpg?type=w1600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09.jpg?type=w1600

해가 완전히 지고 나니, 강녕전과 교태전 일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지붕 위에 은은하게 내려앉은 조명, 담장 너머로 스며드는 어둠, 그리고 그 사이를 걷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겹치며 마치 조선 후기의 어느 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물론, 관람객은 많았습니다.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순간도 있었고, 조용히 걷고 싶어도 종종 주변 대화 소리에 방해를 받기도 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복궁의 야경은 충분히 그 기다림과 인내를 보상해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11.jpg?type=w1600
KakaoTalk_20250610_125116822_13.jpg?type=w1600

밤의 경복궁을조용히 걷다 보면, 익숙한 궁궐이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옵니다.


무심코 스쳐갔던 전각 하나에도,어둠이 드리우자 묘한 생명력이 불어넣어진 듯했습니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잠시 밤의 서울의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밤의 궁궐 산책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극 대신 정석!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