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인들이 사랑하는 브랜디에 깃든 역사이야기
오늘은 아르메니아의 국민 브랜디인 아라라트 브랜디를 생산하는 양조장이자 박물관에 찾아가 보았다.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할수 있지만, 아라라트 브랜디는 유럽과 아메리카의 브랜디 애호가 사이에서 꽤 유명한 술이다. 아라라트 브랜디의 탄생에 대해 알아보고 그리고 브랜디도 직접 마셔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가 보았다.
예레반 시내의 라즈단 강둑을 따라 위치한 아라라트 브랜디 양조장이 멀리서도 보인다. 눈에띠는 붉은색 벽돌의 건물 모습은 벌써부터 나를 설레게 한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다양한 종류의 아라라트 브랜디가 전시되어 있었다. 다채로운 브랜디의 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박물관 직원은 아라라트 브랜디가 어떻게 제작되는지에 대해서 열심히 알려주었다. 아르메니아 전역의 5,000여개의 포도밭으로 부터 와인을 공급받아 370명 전담 직원을 배치하여 증류작업을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유명한 브랜디가 아르메니아 현지에서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25개국으로 수출이 되고 있고 매출이 5,700만 달러정도 된다고 한다.
브랜디 양조장의 주목할만한 점이 있는데 이곳은 아르메니아를 방문하는 국가 원수 및 귀빈이 꼭 방문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같은 유명한 인물을 포함하여 외국 지도자들의 이름으로 장식된 브랜디 통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브랜디 통에 깃들어 있는 외교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견학 중에 양조장의 초대 사장이 사용했던 물건과 사무실도 전시되어 있었다. 아라라트 브랜디의 성공에 필수적인 헌신과 장인 정신을 알 수 있었다.
이 브랜디는 과거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 가장 좋아하는 술로 유명하다. 처칠이 스탈린으로부터 매년 300병 이상의 아라라트 브랜디를 받았다고 한다. 아라라트 브랜디는 어떻게 보면 냉전시대 1세계와 2세계를 잇는 외교관 역할을 한것이다.
마침내 투어의 마지막인 브랜디 시음장에 왔다. 브랜디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브랜디를 음미하기에 이상적인 온도와 초콜릿 페어링에 대해 배웠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맛이 났다. 증류주를 만드는 데 들어간 장인 정신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라라트 브랜디는 이곳에서 직접 구입할수도 있지만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접근성 덕분에 브랜디 애호가들은 양조장을 방문한 후에도 아라라트 브랜디를 아르메니아에 있는 동안 잊지 않고 마실 수 있다.
아라라트 브랜디 양조장은 아르메니아 브랜디의 세계를 탐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제격인 곳이다. 아라라트 브랜디의 역사를 배울 수 있고 시음까지 즐길 수 있다. 아르메니아의 브랜디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