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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준 Sep 12. 2023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으로 떠나다

불꽃과 매혹의 미지의 땅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

아제르바이잔? 거기가 어디요?


한국의 여행자유화가 이제 막 풀리기 시작하던 1990년대에 있었던 일이다. 어떤 한국인이 업무차 아제르바이잔으로 떠날 일이 있었다. 그는 출국심사를 받으러 심사대 앞에 섰고 심사관이 입을 열었다.


"어딜 가실 계획입니까?" 늘 하던 데로 심사관은 말을 꺼냈다.


“아제르바이잔에 갑니다” 한국인 여행자는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신 있게 답했다.


심사관이 그 말을 듣고 한참생각하더니 입을 뗐다. "아제르바이잔? 거기가 어디죠?"


이제 아제르바이잔과 한국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런 낯선 관계는 옛말이 되었다. 특히 아제르바이잔 외무직원 출신 인기유튜버 곽튜브의 활약으로 아제르바이잔은 한국인의 의식 속에 확실히 각인된 장소가 되었다. 하지만 이름을 아는 것이랑 직접 가보는 것은 다른 법. 나는 이번 코카서스 3국의 마지막을 아제르바이잔으로 장식하며 독자 여러분들께 이름만 알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이 어떤 곳인지 보여주고 싶다.


불의나라 아제르바이잔으로 떠나다


나는 조지아에서 여행을 마치고 수도 트빌리시에서 아제르바이잔 수도인 바쿠로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왔다. 육로로도 멀지 않은 거리지만 비행기를 타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도착비자로 수월하게 입국하려면 항공편을 꼭 타야 한다. 

조지아에 다시 올 수 있을까? 나는 여행지를 떠나면서 항상 다시 돌아올 날을 기대한다.


아제르바이잔 국적의 Buta Airways 비행기를 탑승하기 비행기의 인상적인 외관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것은 내가 곧 도착할 나라 아제르바이잔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다음 여행기에도 계속 등장하겠지만 아제르바이잔은 불과 연관된 관광지가 참 많다. 그 불의나라에 들어가기 전 만난 비행기는 아제르바이잔 여행의 서곡이 되었다는 것은 시간이 좀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기내식 선물!



1시간의 짧은 비행거리였고 그리고 저가항공이다 보니 사실 기내식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탑승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물과 간단한 기내식을 나눠주는 것이 아닌가? 이 예상치 못한 선물은 여행의 시작을 더 기분 좋게 만들어 준거 같다. 사실 대단한 샌드위치가 아니었지만 예상치 못한 선물이라는 점이 더 크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도대체 도착비자가 뭘까? 난생처음으로 본 도착비자



아제르바이잔의 관문인 바쿠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중요한 단계인 입국 절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한국인에게는 비자발급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할 수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를 비자 없이 갈 수 있는데 도대체 도착비자가 무엇이란 말인가? 나도 사실 도착비자라는 것을 이곳에서 처음으로 경험했다. 아제르바이잔에 입국하려면 실제로 비자가 필요하지만 특정국가 국민들에는 간소화된 절차로 현장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단 26달러의 돈이 추가로 드는 것은 감수하자.


아르메니아에는 왜 갔죠? 심사관의 무서운 질문



입국 심사하고 무사히 입국해서 공항의 전경을 둘러보았다. 나는 아제르바이잔에 입국하기 전 아르메니아를 여행하고 왔다. 그 내역이 당연히 여권에 찍혀있고 입국심사관은 그것을 물어본다. 


심사관: 아르메니아는 왜 갔죠?


나: 여행입니다.


심사관: 어디 갔죠?


나: 예레반에만 있었습니다.


이후 다른 질문 없이 그냥 통과했다. 이전 여행기에 언급했듯 두 나라는 현재 전쟁 중인 나라다. 양 국가 사이의 국경은 폐쇄되어 있고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양국의 국민들은 사유 없이 상대국의 입국은 불허라고 있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양국에 여행 계획이 있는 독자들은 이점 유의하여 상대방 국가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다. 



우여곡절 끝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의 중심공항 헤이다르 알리예프 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이나 홍콩, 싱가포르 공항처럼 엄청 크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인상 깊었다. 아제르바이잔의 존경받는 대통령이자 해외에서는 독재자로 유명한 헤이다르 알리예프의 이름을 딴 공항이다.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 중심으로.....



바쿠 공항과 바쿠의 중심가 5월 28일 지하철역을 잇는 공항버스는 대략 30분에 한 대씩 있다. 가격도 저렴하니 굳이 택시를 탈 필요 없이 버스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아제르바이잔 땅에 발을 디디면서 나는 고대의 불꽃과 현대의 경이로움으로 유명한 이 나라에서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모든 여행은 끝이 없는 책의 한 장이며, 한 장이 끝나면 다른 장이 시작된다. 좋든 싫든 지나간 것은 덮어두고 다음장을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나는 앞으로 나아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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