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에서 성당까지: 조지아의 자연과 신앙심을 체험하다
조지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이다. 트빌리시 시내를 벗어나면 포도밭이 펼쳐지고, 더 달리면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나타난다. 며칠 사이에 험준한 캅카스 산맥의 위용을 경험했는데, 이제는 드넓은 평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조지아는 비록 땅이 넓지 않지만, 지역에 따라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할 수 있어, 마치 한국과 비슷하다.
평원을 따라가면 캅카스 산맥이 보이는 곳에 작고 아름다운 도시 시그나기가 있다. 아제르바이잔 국경 근처에 위치한 이곳은 옛날 실크로드의 중요한 기착지였다. 시그나기의 풍경은 마치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도시는 역사와 아름다움으로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또한 이곳은 유명한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의 고향이기도 하다.
시그나기의 자세한 여행기는 여기를 참고 조지아 시그나기 : 사랑과 역사가 깃든 고요한 마을
시그나기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보드베 수도원이 있다. 성녀 니노의 관이 안치된 이곳은 조지아에 기독교를 처음 전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앙심이 깊은 조지아 사람들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니노는 기적을 보여주며 왕비를 치유한 후, 모든 것을 거절하고 이곳에서 봉사하며 여생을 마쳤다.
수도원의 입구에서 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건물에 들어가는 입구에 성녀 니노의 관이 바닥에 묻혀 있다. 사제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그녀가 죽어서도 낮은 곳에서 봉사하겠다는 유언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사람의 관을 밟고 지나가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서 그녀의 관을 피해서 들어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나의 모습을 본 사제는 그녀의 관을 밟고 지나가야 그녀의 큰 뜻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니노의 관을 밟고 성당안으로 들어갔다. 사제가 괜찮다고 말했지만 감정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성녀 니노의 겸손과 헌신을 느낄 수 있어서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보드베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들의 말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들의 신에 대한 깊은 믿음과 경건함이 느껴졌다. 교회 뒤편에서는 시그나기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교회의 이야기와 함께 이 풍경은 조지아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 여행은 단
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넘어서, 조지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인간의 겸손과 헌신의 교훈을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