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지만, 매일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나는 특별하지 않은 남자와 결혼 했다. 일상도 기념일도 이남자는 특별하게 생각하지도, 특별하게 기념하지도 않는다. 생각해보면 프로포즈 또한 그랬다. 평소처럼 데이트를 하다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는데 갑자기 가방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고민하면서 고르긴 했는데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반지를 끼워주며 손을 잡아 줬다. 그렇게 특별하고 큰 기억에 남을 임팩트는 없었지만,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걸 보면 그때의 잔잔한 카페의 분위기와 노래처럼 그때의 신랑 마음이 내 마음에 담겨있는것 같다.
아이를 낳을때에도 이남잔 그랬다. 유난을 떨지도 않았고, 나를 공주대접 하지도 않았다. 그 흔한 태교로 아이 태명을 불러주지도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몇번? 배 태동 느끼면서 했던 말이 전부였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가 이유식을 먹고, 걷게되고, 말을하는 시기가 오기까지 늘 같이 해줬다. 그렇게 평범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를 참 행복하게 여기는 남자였다. 아이를 재워놓고 볼만한 예능프로 하나 틀어놓고 둘이 앉아 맥주를 마시는 밤이 행복하다고 했었다. 그 마음에 나도 행복했던 것 같다. 물론 아이를 낳고 싸울때도 많았다. 아니 아이를 낳기 전에도 싸우는일이 많았다. 그래도 아이낳기전 3년, 아이낳고 3년쯤 되니까 싸움도 지겹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싸움을 하더라고 바로 풀어야 하는 성향의 남자이고 나는 오래가는 성향의 여자였다. 우리 신랑이 참 힘들어했던 부분이다. 나는 내 문제점에 대해 많이 반성하게된 시간들이었다.아이가 5살이된 지금 싸울일은 거의 없어졌다. 얼굴 붉히지 않는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
둘째를 갖고싶다고 말하는 이남자는 왜 아이 욕심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들로 인해서 받는 행복감이 무지 큰 사람이다. 나와 지내는 시간보다 아이와 지내는 시간들에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다. 아이가 주는 행복감은 나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그런데 나는 사실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자연임신이 되면 낳자. 라고 했었고, 노력을 해도 안생겨서 나이만 먹고 노산에 인공수정을 했다. 많이 후회한다. 한살이라도 어릴때 하자고 했을때 그냥 시술을 할 걸 그랬다. (나이39살에 임신하니 몸이 많이 힘들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같이 노력한 결과 둘째는 뱃속에서 잘 크고 있다. 아무 이벤트 없이 커주는게 얼마나 감사한일인가.
나는 특별해야되. 결혼하고도 결혼생활을 특별하게 하고 싶어. 이랬으면 좋겠어. 저랬으면 좋겠어. 했던 것들이 이 남자와 결혼을 하면서 의미가 없어졌다. 매일매일 특별할 수 없고, 많은 바램들을 채워나갈 수 없음을 알게 된것 같다. 하루하루 특별하지도 않지만, 불행하지도 않고 큰일이 일어나지도 않는 잔잔한 일상이 주는 안정감은 대단했다. 특별한 일상을 보내면서 가슴이 설레이고 콩닥콩닥 뛸순있지만 행복감이 크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면서 남편의 성향에 물들어 가는 요즘은 정말 소소하고 잔잔한 안정감에 행복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그냥 오늘 하루도 잘 지나갔다. 무너지지 않는 일상에 대한 감사함이 큰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