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완벽한 엄마는 없다 : 자기 용서의 중요성
아이를 낳기 전에는 막연히 생각했다. 나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할 거라고. 모든 순간을 사랑으로 품고, 다정하고 인내심 있는 엄마가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육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거칠고, 훨씬 더 버거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감정이 무너졌다. 아이는 울고, 나는 짜증을 냈다. 그리고 곧바로 후회와 죄책감이 밀려왔다. '나는 왜 이렇게 쉽게 화를 내는 걸까?' '왜 아이에게 상처를 줄까?'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가 봐.' 나는 '좋은 엄마',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조금이라도 부족해 보이는 순간마다 스스로를 가차 없이 몰아세웠다. 다른 엄마들은 더 잘하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비교는 나를 더 깊은 죄책감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내 안에서 작은 심판이 열렸다. 스스로를 단죄하고, 꾸짖고, 때로는 자책했다. 육아는 물론이고, 내 삶 전체가 하나의 시험대가 되어버린 듯했다. 항상 더 잘해야 하고, 더 참아야 하고, 더 완벽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흔들리면, "이래서야 무슨 엄마냐"고 내 마음속의 목소리가 나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동안, 나는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내가 바라던 '완벽한 엄마'의 모습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었다. 나는 완벽해질 수 없었다. 그리고 아이 역시 완벽한 엄마를 원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실수하지 않는 엄마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해주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엄마였다.
나 자신을 미워하는 엄마가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고 다시 웃을 수 있는 엄마였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완벽함을 목표로 삼는 순간, 사랑은 사라진다는 것을. 엄마로서 가장 중요한 건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매 순간 아이를 향한 사랑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걸.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없다는 걸 인정한 후에도, 내 마음에는 여전히 죄책감이 남아 있었다. "어제 또 아이에게 짜증 냈잖아." "그때 조금만 더 참고 안아줄 걸."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를 멈추게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서서히, 아주 서서히, '자기 용서'라는 단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자기 용서는 단순히 '괜찮아'라고 넘기는 게 아니었다. 그건 나의 부족함을 정직하게 바라보되, 그것 때문에 나를 미워하지 않는 연습이었다. 오늘 화를 냈다면, 내 감정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들여다보고, '나는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나는 왜 오늘 그 말을 들었을 때 서러웠을까?' 나에게 다정하게 묻는 일이었다.
자기 용서는 "나는 항상 옳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나는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일이었다. 나는 매일 연습했다. 퇴근길, 지친 몸으로 아이를 데리러 가면서,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오늘 힘들었구나." "그래도 여기까지 왔잖아."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아이를 재우고 난 뒤, 침대맡에 앉아 조용히 나 자신에게 속삭였다.
"오늘도 최선을 다했어. 너는 좋은 엄마야." 처음에는 이 말이 입에 잘 붙지 않았다. 어색하고, 뻔뻔한 것 같고, 스스로에게 거짓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조금씩 내 마음은 부드러워졌다.
내가 나를 용서할 때, 아이에게도 더 따뜻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나에게 다정할 때, 아이의 작은 실수에도 덜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었다.
자기 용서는 단순한 감정 조절이 아니었다. 그건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진심을 끝까지 지켜내는 힘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 그것이 나의 육아이고, 나의 성장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 아이가 언젠가 세상에 나아갈 때,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