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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해 Mar 17. 2021

청춘과 성장

언젠가 알게 될 거야


청춘과 성장.  키워드를 나는  이토록 좋아하는지, 질문해본다. 나에겐 사실 그렇게 강렬하지도 않았다.  시기에만 존재하는 도를 넘은 감정들과 빛나는 순간, 불안정한 감각에 나는 으레 반응한다. 속이 울렁거리는  같은 이상한 감정들이 마음에 일어난다. 밍글렁 밍글렁. 슬프고도 그리운 어떤 으로. 내겐 지나가 버린 으로.

<    > 봤다. 보고 나서 며칠이나 프레이져와 하퍼가 부른 블러드 오렌지의 [타임  ] 맴돌았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알게 될 거야. 이걸 헤쳐나갈  있을지.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 부담 갖지 . 그냥 그런 것일 .” 이란 노랫말이 입에 익었다. 그리고 마지막 화의 몇몇 장면들.   익스지스트. “We don’t esixt” 밤거리에서 소리치는 둘의 뒷모습. 젊음의 저항들. 느리게 스치는 시간들. 아픔을 잊기 위해 하는 발악들.  모든 것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젊음이란 그런 으로 가득 차서 금방이라도 펑하고 터질  같은 시한폭탄 같은 것이다. 통통 튀는 객기로 무장한 옷을 입고. 힘차게 움직이는 팔다리의 격렬함과 쨍한 색채에 뒤엉켜.

서른을 맞고 보니, 20대가 그저 지나가 버려서. 어떻게든 끝나버려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면 조금 섬뜩하다. 실은 과거의 내가 끔찍하다. 나를 나로 받아 들   없는 미성숙한 모습이 많이 있었다. 때문에 이제야 내가 나를   있게  것인지도 모르겠다. 새해를 맞고서 생각했다. 모든 것이 지나가서  다행이라고. 폭풍은 지나갔고  시절은 드디어 끝이 났다. 그것에 대해서 어떤 아쉬움도 없다. 그저 안도감과 평온한 감정이 새로 들어찬다.
어른들이 그렇게 입에 닿도록 말했던 시간이 지나면 알 거야 라는 말은 실재하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걸 이제 조금   같다. 한편,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확실하게 느끼는  그때의 기억들을 잊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주 꽁꽁  싸매서 기억하고 싶다.  기억들로 내가 내가   있게. 조금이라도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는 달력에 엑스 표시 대신 동그라미 표시를 치기로 마음먹었다. 달라진 2021. 눈에 보이는 형태로 변화를 받아들일 거다. 올해 세운 새해 계획 중 그 첫 번째는 단식이다. 아주 오랫동안 나에게 있던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지울  없는 생각을, 직접 체감하여 이겨내야겠다마음먹었다. 준비도 되었다. 이번에야 말로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비로소 나로 다시 태어나는 의식을  것이다.


스스로   있는 영역 중에 우선은 먼저  의지로   있는 것이기에,  나갈  있는 것이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의 집중만으로 변화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간편하고 기적적인 일인가. 무엇하나 내가 원하는 데로 되는 것 없는 세상에서. 불평만 늘어놓는다고 변하는  하나 없는 현실에서. 내가 나를 바꾸고, 집중하고, 가꾸어내는 것은 오롯이  힘으로 가능한 것이다.

나는 이것을 너무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2020년의 12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대화를 이어가던  친구는 나에게, 생각만 하고 아직 하지 않는 , 아직 모르는  아니냐고. 진짜로 아는  아니기 때문에 그런  아니냐고. 말했다. 당시에 나는  끝이 아리며 친구의 말이 약간 모질게 느껴졌었는데 돌아보니 그것은 따끔한 일침이었다. 그리고 내가 들어야 하는 말이기도 했다.

드라마  프레이져와 케이트는 [time will tell] 이어폰 하나씩 나눠 끼고 들으며,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기댔다.  뿐인 세상으로 서로에게 의지했다. 이제  모습을 보는 나는, 같은 노래를 듣는 나는, 혼돈의 끝을 경험한 자로써 그들의 미숙한 부분까지도 응원하게 된다. 덧붙여 나에게 말한다. 미쳐 있던 과거 지나 현재로  왔다고, 반갑다고. 새로운 지옥도  이겨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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