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독후감 쓰기: Pachinko (파칭코)
소설 '파칭코'를 통해 처음으로 '자이니치'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재일 교포'라는 단어는 들어봤지만, 단순한 의미 이외에 그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파칭코'는 주인공 선자가 자이니치가 되는 과정부터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일본에 남아서 자이니치로 살아가는 손자들의 이야기를 4대에 걸쳐 다룬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이민진 작가가 몇십 년 동안 연구하며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사실이라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4대에 걸친 장대한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선자라는 인물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녀는 강한 끈기와 성실함으로 일제강점기부터 제1차, 2차 세계 대전, 한국 전쟁과 같은 혼란스러운 시기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꿋꿋이 지켜내었다. 늘 부끄럼 없이 최선을 다하기에 강자에게든 약자에게든 당당하면서도 겸손하며 자신의 상황이나 위치에 따라서 태도가 바뀌지 않는 단단한 품격을 지녔다. 무엇보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가족을 사랑하며 희생하는 모습은 그 어떤 영웅보다도 멋있고 존경스럽다.
소설을 통해 자이니치의 삶을 엿보면서, 사회적 편견과 무분별한 차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일본에서 태어나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하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제도적 차별과 인간적인 모욕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들이 매번 근거 없는 소문과 편견에 맞설 때마다 같이 분노하며 읽었다.
이 소설은 일본과 자이니치를 다루지만, 나는 다른 나라에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도 미국에 사는 동양인으로서 차별과 무시를 당할 때가 종종 있다. 인종, 국적, 종교 등 갖가지 이유로 소수를 집단으로 묶고 편견을 만들어서 차별하는 것이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읽을 때는 서사와 강렬한 묘사에 몰입해서 빨리 읽었는데 읽고 나니 여운이 꽤 오래 남았다. 읽고 나서 한 일주일 동안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책 추천도 하고 작가 인터뷰 영상도 찾아보고 이 책에 대한 토론 질문들에 답하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주목받은 책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언어로 출판되어 다양한 사람들이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소수 집단에 대해 공감하려 하고 편견과 차별을 인지하며 경계하려고 노력해 나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