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번째 글
알고 보니 어느새 내가 쓴 글이 3자리를 돌파해 있었다.
이번에 쓰는 글은 브런치에 올라가는 101번째 글. 상당히 의미 있는 숫자다.
아니, 사실은 하나도 의미가 없다.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
내가 쓴 글이 몇 번째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어떤 글을 써왔는지에 대한 것뿐이다.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의미 있고 얼마나 괜찮은 메시지를 담았었는지, 지금까지의 내 글이 어땠는지.
그것만이 '작가'로서의 내 가치를 결정한다.
단순히 많을 뿐이라는 사실은 겉보기에 멋져 보일 수 있지만, 정작 그 안을 들여다보았을 때는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쓸모없이 많은 것'보다 '적지만 중요한 것'이 훨씬 더 가치 있기 때문이다. 글에서도 그렇고, 공부에서도, 일에서도 그렇다. 예를 들어 단순히 시간만 많이 갈아 넣는 것보다 몰입해서 짧고 굵게 사용한 시간이 더 귀중한 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숫자가 별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내가 어느새 3 자릿수를 달성했다는 그런 쓸데없는 사실에 기쁜 마음을 가지는 것은,
이미 그 자리에 의미를 붙여버렸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그냥 기뻐할 수 있을 때 기뻐하도록 하자.
100개가 넘는 글을 쓰느라 수고했다고, 그동안 꾸준히 잘해왔다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라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조금 건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마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