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에 대하여

by 타자 치는 컴돌이


나는 스스로가 안주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능력에 안주하고, 관계에 안주하고, 현실에 만족하여 정체되어 버리는 것을. 결국에는 과거의 기억에 자리 잡고 있는 '옛 나' 곧, 가치 없이 살아가는 무능력한 쓰레기가 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다시는 그리로 돌아가고 싶지 않음에 간절하고자 했다.


무언가에 대해 정말 간절한 사람은 그것 외의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경험상, 그 말은 사실이었다. 학업에 미쳐보고자 했더니 관계도, 미디어도, 수면도, 식사도 상관하지 않았다. 본인보다 타인이 나를 더 많이 걱정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그런 걱정들이 보이지도 않았다.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의 모습이 만족스러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미친 듯이 살아보니, 내게 가득하던 공백과 부족함이 가려지기 시작했다. 머리로는 죽을 듯이 열심히 살라고 외치면서도, 무의식에는 자만이 쌓였고, 결국 몸이 드러내는 행동은 나태였다. 언젠가부터 나는 간절함을 잃었다.



어느 날, 그런 말을 들었다.

어려서부터 가정환경이 어렵거나 큰 사고가 있었던 사람들은 정말 간절하게 살면서 결국 성공하는 통계가 높다고. 반대로 가정환경이 나쁘지 않거나 조금 유복한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요즘 문제가 되고 있다고. 그들은 공부에도, 일에도 큰 노력과 필요성을 온전히 실감하지 못하며 부족함으로부터 동기를 끌어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에 안주하고 무너지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그리 하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이 다시 간절함을 살게 했다. 현재 나의 모습과, 현재 나쁘지 않은 가정환경의 모습이 나를 죽게 한다고 느끼기 시작하자, 나는 무엇이라도 해야만 했다. 이전처럼 미친 듯이 공부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도움 될 다양한 책을 읽는 것 정도는, 최소한 그런 것 정도는 해야 했다. 독서, 운동, 글쓰기, 생각하기, 적당한 공부와 학점. 그것이 나름의 간절함이 되었다. 그러한 한 때의 이야기가 있다.


결국 간절함은 결핍과 두려움으로부터 비롯된 불안이 의식화되어 목표 지향적 행위의 동기가 되는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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