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발걸음이 닿은 14번째 문장.

by 타자 치는 컴돌이


골짜기



땅 속의 보물을 찾는 거지의 마음으로

발아래 깊은 곳까지 파고 내려갔더니

나중에서야 고개를 들어 저 꼭대기의 출구를 보고서

빠져나갈 수 없는 어두운 곳으로 내려왔음을 깨닫는다.


사방이 어둠에 가로막혀 어디로도 갈 수 없는데

저 위쪽 구덩이의 끝에서 빛나는 작고 푸른 하늘이

진짜 보물이었음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거지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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