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이 닿은 13번째 문장
기념
너의 죽음을 두고 슬퍼할 수 있음에 한 잔
너 없이도 멀쩡히 살아가는 나를 위해 한 잔
가끔은 잊고, 가끔은 울지도 못하는 나를 위해
다른 한 잔은 한때나마 즐거웠을 추억에 보내고
마지막 한 잔은 기계와 로봇이 대신하지 못하는 빈자리에 보내고.
혼자서 술병을 움켜쥐고 보내는
너를 위한 기념일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