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조금씩 잊혀져 가는 것 같다.

by 타자 치는 컴돌이



꿈은 작가다.

정확하게는 소설작가다.


그런데 소설은 안 쓰고 시간을 먹는다.



어느새 17살을 먹었는데 아직도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쓰는 것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식는가 봐. 내가 쓰고 싶다던 그런... 펑펑 터지는 이야기와 캐릭터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것 같아. 이제는 내가 어떤 스토리를 쓰고 싶었는지도 잘 모르겠어.

다른 사람들이 쓴 소설을 읽으면서 그냥 그걸로 대리만족하는 느낌이 들어. 점점 꿈에서 멀어지는 것 같은데, 정작 소설을 쓰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냥 못 쓰겠어. 첫 문장부터 너무 어렵고, 스토리의 흐름을 못 생각하겠고, 인물들의 대화를 모르겠어. 내가 봐도 내가 너무 멍청해 보여.


계속해서 그냥 그런 에세이만 쓰고, 시나 끄적이는 내가 좀 하찮아 보여. 다른 시인들이 쓴 시집을 보고, 노래의 가사를 보면 감탄밖에 안 나오는데. 남이 쓴 걸 보면서 감탄만 연발하는 내가 싫은 것 같아. 나도 그런 시와 노래를 글로 쓰고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잘 안 돼.

인스타를 봤는데, 어느 중학생 작가라는 분을 봤어. 중학생인데 소설도 쓰고 시도 쓰고 해서 출판하고 한대. 멋지더라. 딱 내가 꿈꾸던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런데 지금 나를 돌아보니까, 쓰고 싶다던 소설은 저 멀리로 잊히고 다른 사람을 보면서 '우와'만 하고 있더라고. 내가 봐도 내가 너무 한심해 보여.


내가 원래 나를 한심하게 보고 자책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되돌아보니까 보이지 않는 벽돌이 한가득 쌓여 있더라고. 해야 하는 건 정말 많이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글은 좋아하는데, 소설은 무섭나 봐. 시나 에세이라도 조금 더 잘 쓰고 싶은데, 그것도 잘 안 되나 봐. 내가 봐도 내가 너무 답답해 보여.


그런데 내가 이 모양으로 보여서라도 글은 좀 써야겠더라고.

그게 뭐가 되었든 소설을 좀 시작해야겠더라. 길든 짧든, 좋든 나쁘든, 뭐가 되었든 그냥 어떤 소설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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