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는 끝을 맺었다.
복잡하지 않은 관계라는 건
솔직한 관계라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무심한 관계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복잡했다.
서로에게 무심할 수 없었고, 서로를 쉽게 놓아주지 못했기에. 관계는 복잡하게 꼬이면서도 계속되었다. 우리는 복잡한 사람이 아니었지만, 복잡한 관계는 우리를 복잡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아니다.
내가 복잡하던
너가 복잡하던
혹은 우리가 복잡하지 않던.
더 이상은 의미가 없을지도.
나는 마음속으로 수십 번 너를 정리했고,
너도 마음속으로 수십 번 나를 치웠겠지만,
우리는 서로를 눈치채지 못한 듯 다시 웃었다.
안도인지 체념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인지 모를 웃음이었다.
그렇게 웃다가도
언젠가는 끝이 날 관계라면
이미 끝이 드러난 관계라면
복잡하다는 건 핑계였나. 아니, 이유였나
복잡하지 않았어야 했나. 아니, 받아들였어야 했나
복잡하지 않던 마음과, 복잡하지 않던 서로와.
복잡한 관계와, 결국에는 복잡한 상황이.
어느새 끝을 맺었다.
좋은지, 안 좋은지 모를
그런 끝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