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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용 Jul 01. 2024

[홍시생각 28] "군대 간 아들이 영정사진을 찍었다"

이게 사실일까…가슴이 먹먹하다

떠들썩하니 시끌벅적할 법한데도

조용히 은밀히 떠도는 얘기들이 가끔 있다. 

이틀 전 페이스북에 게재된 어떤 어머니의 사연도 그렇다. 


어떤 어머니는 '막내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머니'이다.

그 어머니가 아들과 통화하면서 울었다는 얘기이다.  



연천 (DMZ) 접경지 군부대에 막내 아들을 보내놓은 어느 어머니의 전언에 오후내내 머리가 무겁습니다.


"엄마, 우리 부대원들 영정사진 찍었어요."

"뭐? 무슨 소리야??" (눈물이 주르르)

"아뇨, 의례적인 거라고 해요.." (다독임)

하지만, 이전에 단 한번도 그 부대에서 영정사진을 촬영한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ㅠ


윤정권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남북 경색국면, 자식을 군대에 보낸 어미의 심정을 무참하게 만드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무슨 말로 위로를 할 수 있을지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비단 이번 정권만이 아니라 보수 정권은 늘상 안보를 내세우며 전쟁 위협을 정권 유지용으로 이용해왔습니다. 그런 시기에 군복무를 해야하는 자식들 그 부모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준 전시 상황을 하루 빨리 종식시켜야 합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이런 일이 진짜 있었을까. 의문부터 일었다. 

군에 입대해서 '의례적으로 영정사진을 찍는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이런저런 서류에 반명함판 얼굴 사진이 붙어있기 마련이고

유사시에는 그걸 사용하면 그만일 터이다. 


손발톱 유품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 

과거 60년대 월남전에 파병될 때,

또 8·18일 판문점 미군 장교 피살 사건 등으로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장에 투입될 병사들의 

머리카락, 손발톱을 잘라 유품으로 미리 거뒀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군 생리로 볼 때 영정사진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군 복무하던 80년대에만 해도, "우리가 죽으면 10종 보급품으로 처리된다"고 했다.

군인 시신은 '사람'이 아니라 '물품'으로 취급된다는 것이었다.

처음 '10종 보급품'을 들었을 때 아주 생경했고 거부감부터 치솟았다.    

이런 판에 영정사진을 미리 마련해 놓을 '여유'와 '배려'가 있기나 할까.  

  

하지만 이 글 게시자는, 내 나름으로 파악해 보니, 허튼 소리를 할 사람이 아니었다. 

글 첫머리에 '전언'이라고 밝혀 놓았듯이 

어떤 어머니의 말을 전해듣고

똑같이 자식을 군대에 보낸 어미의 안타까운 심정을 풀어 놓았다. 


그 '아들'이 접경지대 연천에서 복무하고

요즘 상황이 '전쟁'을 입에 달고 사는지라

지금까지는 없었던 '의례적인 일'을 '이례적으로'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글은 다른 사람이 퍼날랐다. 사실 내가 처음 본 것은, 아래의 퍼 온 글이었다. 이 사람 말도 믿을 만하기에 그 원문을 찾아보게 된 것이다.  


글을 쓰면서 확인해 보니 1일 새벽 현재 500명이 공감을 눌렀다. 

댓글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이라크파병 갈 때 손톱깍고 유서쓴 적은 있는데

지금 전방부대가 그 정도의 상황이란 뜻인 듯."


지금 전방부대는 과연 어떤 상황일까.

손톱깎고 유서쓰고 영정사진 찍을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나.

전쟁을 기정사실화하고 전쟁 준비를 마친 상태인가?


그런데 

왜 이게 기사화되지 않나.

답답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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