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비전, 다짐
새벽 3시, 불편함을 호소하며 곯아떨어진 나를 깨우는 엄마의 부름은 달갑지 않다. 이렇게 중간에 몇 번 깨다 보면 아침을 감사함보다는 피곤함과 짜증으로 맞이한다. 그런데 요 며칠 오랜만에 설레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9월 박사과정 입학을 앞두고 연구실에 미리 출근했고, 돌봄 일정으로 근무 요일과 시간 등 많은 배려를 받았다. 교수님과 연구실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이다.
대학생 때부터 함께하는 공동체가 있다. 그 안에서 사명선언서를 작성해서 서로 공유하곤 했는데, 그때의 훈련이 내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이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내 사명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내 삶(경험)을 통해 세우는 것인데, 그 비전은 7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 길에서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을 만났고, 지난겨울 연구실에서 인턴을 했다. 인턴과정에서 박사과정 공부에 대한 결심이 섰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학술적 언어가 되고, 제도화를 위한 강력한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기 위한 지난한 과정, 이곳에서 그거 하나는 가장 잘 배울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무엇보다 학부 때부터 존경해 온 연구자에게 배울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특권이다.
한편, 공부와 돌봄을 병행하는 긴 여정에 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지속가능한 공부와 돌봄을 위한 적정한 선을 찾고 그 경계를 건강하게 표현하며, 삶의 균형을 이뤄가는 훈련.
나아가려고 발버둥 칠 때마다 발목이 묶이는 듯해 괴로웠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의 지지와 갚을 길 없는 은혜로 여기까지 왔다. 열심히 해야 한다. 내가 가는 길이 돌봄으로 고군분투하는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