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과 고양이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by 파이민

6월 6일, 오랜만에 친구네 가족과 등산을 했다.

작년부터 친구 부부와 산을 탔고, 현재 약 10곳을 등반했다. 이번 산행에는 이들 부부의 11살 난 딸도 동행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강화도에 있는 고려산. 진달래꽃으로 유명한 곳이다.


네비에 백련사를 찍고, 오전 9시쯤 인천에서 출발했다.

휴일, 강화로 들어가는 차들은 어느새 기차가 되곤 한다. 칙칙폭폭!

멋들어진 관문을 끝으로 강화대교를 건넜다. 강화의 풍경은 인천과 많이 다르다. 그것이 주는 즐거움을 연료 삼아 부지런히 달렸다. 포장된 언덕길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백련사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많이 올라온 것 같아 고도를 확인해 봤다.


??

정상까지 약 200미터?!


가방 속 편육과 가방 밖 스틱이 낄낄 웃는 느낌을 받으며, 우린 들머리로 들어섰다. 초반의 짧은 흙길 구간을 지나자 대부분 아스팔트 길이었다. 중간에 조망이 터지는 곳이 한두 곳 있었고, 진달래 군락지를 그려놓은 벽화도 보였다. 주차된 군부대 닷지 차와 작은 매점을 지나자, 금세 고려산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다.

정상목에서 기념사진 찰칵!

다들 가방에 꽂힌 물통이 화석처럼 보존되어 있었다.


"우리 등산한 거지?"

"마니산 갈까? 아니면 혈구산이라도?"


하산하다 적당한 자리에서 도시락을 까먹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길이 아스팔트... 결국, 들머리까지 내려와 카페 옆에 있는 정자에서 밥을 먹었다. 난 라면과 편육을, 그들은 맛살, 샌드위치, 김밥, 삶은 계란, 딸기, 참외, 사과를 싸왔다. 음식만 보면 공룡능선급이다.


분위기에 취해 맛있는 식사를 이어가는 중, 정자 한쪽에 검은 고양이가 있는 것이 보였다. 대부분의 길고양이가 그러하듯 경계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응?!

우측 뒷다리가 절단된 아이였다. 가엾어라... 우린 편육, 맛살, 소시지 등을 조심히 던져주었다.

맛있게 먹는 아이를 보니, 오늘 등산의 아쉬움도 사라져갔다.


인천으로 가는 길에 커피를 사려했는데, 성에 차는 곳이 없었다. 헤어진 후, 친구 부부에게 쿠폰을 보내주었다. 그들이 싸 온 음식을 먹으니 절로 일어난 마음이렷다. 집에 도착해 댕댕이 아들 산책을 시키고 3킬로 걷뛰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