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지금 행복해?

응, 너희 덕분에

by 파이민

퇴근 후 매일 댕아들과 산책을 한다. 댕아들의 발을 닦아주고 5초 쉬다 보면 태권도를 마친 딸아들이 집에 온다. 며칠 전이었다. 귀가한 딸아들을 맞이하여 현관문을 열고 닫다 6살 아들의 머리가 문고리에 부딪혔다.


"아!! 아빠, 나 저기에 머리 박았어!!"

"아, 미안! 우리 아들 멍청해진 거 아냐? 머리에 충격받으면 멍청해지는데~"


그러자 6살 막내가 혼잣말을 했다.


"1 더하기 2는 3!"

"하하! 오~ 멍청해지지 않았네?! 다행이다 우리 아들^^"


와이프는 퇴근이 늦어 평일의 절반 이상은 내가 아이들의 저녁밥을 준비한다. 오늘은 뭘 해줘야 하나... 언제나 같은 값을 나타내는 지조 있는 내 체중계처럼, 냉장고 속도 늘 한결같다. 어릴 적 우리 어머니도 이런 고민을 했을 텐데, 어째서 그렇게 정성과 맛이 가득한 저녁밥을 매일 만들어내신 건지 참.


8시에 공부를 하는 딸아들은 거실 소파에 앉아 티브이 삼매경에 빠져있기 일쑤다. 요즘은 신비아파트를 보는 것 같다. 난 주방으로 이동하다 아이들의 방에 전등과 스탠드등이 모두 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 6살 아들의 방부터 들어갔다.


"딸아들~ 안 쓸 때는 불 끄라고 했지~?!"

"쿵!! 아악~!!"


스탠드등을 끄고 나오다 이층침대의 철제 프레임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혔다. 통증에 말도 못 하고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그때 들려오는 낯익은 음성...


"아빠! 머리 박았어? 조심해야지~

1 더하기 1은?!"


아들이었다. 머리는 아픈데 웃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웃다 보니 통증도 사그라들었다. 난 지능을 의심받기 전에 서둘러 대답했다.


"2!"

"오, 멍청해지지 않았네~?!"


며칠 전, 아이들과 트랙을 뛰었다. 슬로우 조깅으로 나란히 달리고 있었는데, 9살 딸이 넌지시 물었다.


"아빠, 아빠는 지금 행복해?"

"응? 아, 아빠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아니 그냥~ 아쉬운 건 없었어?"

"응, 아빠는 하고 싶었던 걸 어느 정도는 해보며 살았던 것 같아서... 딱히 없어^^"


유튜브를 보며 저런 생각을 하게 된 건지, 아이의 질문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약 20분간의 달리기를 마치고 집에 걸어가려는데, 딸아이가 또 한 마디를 했다.


"난 요즘 학교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 좋을 때도 있고, 짜증 날 때도 있고."


네 삶에 모두 필요한 것들이니 편하게 느끼면 된다고 해줬다. 다양한 감정이 만든 경험을 통해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도...


1 더하기 1을 맞춰 아들에게 지능을 인정받은 나.

오늘은 딸이 했던 질문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봐야겠다.

내가 정말 행복한지, 그렇다면 무엇 때문인 건지... 무언가에 머리 박기 전까지 답을 내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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