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웃을 순 없을까?
지난 토요일 오후,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터를 다녀왔다.
우리 집은 댕아들 때문에 초여름부터 에어컨을 풀로 돌린다. 시원한 집에서 가만히 앉거나 누워 독서 또는 유튜브 시청을 하면 참 좋은데, 아이들은 결코 그렇게 있어주질 않는다. 물놀이터에 도착하니 차양막 근처는 이미 만석이다. 아이들은 뛰놀고 부모들은 돗자리에 앉거나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키즈카페와 유사한 풍경이다. 우리 아이들도 물속에 뛰어들고, 난 매년 똑같은 자리에 신발, 물통, 핸드폰을 사뿐히 내려놓고 아이들의 동선을 눈으로 추격한다.
불교에서 즐거움이 있으면 괴로움도 있다고 하였다. 이 말은 자신을 성찰하는 것에도 쓰이지만, 타자를 바라봄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방향에서 물이 분사되는 이곳에서는, 종종 날개가 젖어 추락하는 생명들이 있다. 이 날 내가 본 것은 검은 나비였다. 작은 생명은 물놀이터 가장자리에 떨어져 있었고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나비는 홀로 사투 중이었고, 사람들은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나비의 비명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한동안 바라보고 응원하던 나 또한, 어느새 우리 아이들과 웃으며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힘겹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았어. 그리고 물놀이 중이던 중년여성의 왼쪽 어깨에 매달려 있는 것도 보았지. 벌써 이틀이 지난 일이 되어버렸구나. 지금 넌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미안하다 나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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