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잠을 자는 것은 죽을 때를 연습하는 것 (1)

by 사랑호소인

어렸을 때 살면서 딱 한 번 신기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


그날은 하루 종일 온갖 안 좋은 일이 겹쳐 기분이 우울한 날이었다.


저녁때가 되자 어머니께서는 둘이서 고깃집에 가자고 하셨었다. 차를 타고 15분 정도 가니 허름한 골목에 고깃집 하나만 간판이 켜져 있었다.


평소에 우리 가족이 가는 고깃집이 아닌 처음 보는 곳으로 차를 끌고 가시는 엄마에게 왜 다른 고깃집에 왔냐고 물었다.


엄마께서는 나에게 대충 인사를 전하러 왔다고 하셨고 나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어머니를 따라 가게에 들어갔다.


허름한 벽지와 테이블 그렇지만 알게 모르게 정이 느껴지는 그런 공간이었다.


그곳의 사장님은 엄마와 절친한 언니 동생 사이였고 그분은 우리 테이블의 음식 준비를 마친 뒤, 같이 자리에 앉으셨다.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점점 알 수 없는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분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환자라는 걸 알아차린 뒤부터였다.


그분은 내가 너무 좋고 자식 같다고 소리를 치시며 나 덕분에 아픈 게 다 나을 거 같다고 하시며 호탕하게 웃으셨다.


하지만 그 웃음을 짓고 있는 얼굴을 들여다보니. 눈에서는 슬픔, 미련, 걱정 이 세 가지 감정만이 느껴졌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입꼬리는 올라가 있고 얼굴 전체에는 환한 주름이 생겨났지만, 인자한 눈웃음을 하시며 나를 쳐다보고 계시지만.


눈동자


그 한 곳에서만큼은 그것들과 전혀 다른 감정들만이 존재한다는 것 같아 이질적이고 기분이 묘해지기 시작했다.


대화를 점점 나누어보니 그분이 하시는 모든 말씀이 삶의 미련이 남아있는 것처럼 들리기 시작하였다.


나에게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분의 감정들이 나의 머리와 가슴에 강렬히 박히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분이 애써 티를 내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고 대답만 열심히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나는 그 상황에 조금 적응이 되자 점차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오늘 느꼈던 슬픔과 우울함이 이분이 느끼고 있는 것들과 상대가 될까?”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