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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깽s Mar 25. 2022

등산

아침부터 괜히 꽉 막힌 마음이다.

아닌 척해봐야 의식하는 그때그때뿐

다시 되돌아와 착, 하며 무겁게 내려앉아 버리는 마음.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이 장막 뒤에서 적당한 때를 고르는 것 같은...

고요의 시간들은 이제 날 때릴 준비를 하고 있는 중 이리라.


이 마음들은 오로지 너로 인해 시작되었다.

우리를 이었던 그 따뜻하고 축축했던 끈을 시작으로 맹목적인 너의 사람이 돼버린 나는,

태생적으로 너에게만큼은 객관적일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된 탓인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큰 등을 보이고

훌훌 떠나갈 줄 알면서도

너를 떠올리면 늘 콧잔등이 시큰거리는 나란 사람은

자주 벽에 부딪힌다.

너를 위한다는 많은 일들에 의심도 확신도 들지 않는 아주 어려운 벽들이 제법 자주 다가온다.


사랑 이란 말로 그저 포장버리고 얼버무릴 수 있을까


네가 겪 일방통행

네가 느낀다는 불합리와 모욕

네가 당한다던 차별들 말이야


언젠가 "그건 사랑이었어!"

그 가볍기도 하고 폭력적이기도 할 한마디 말로

모든 것이 무마되고 정리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뻔한 결말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스스로가

실망스러워 버리고 만다.


어쩔 수 있을까..

나도 너도 이 생은 처음이라 여전히 내일이 낯설고

아직도 올라야 할 산 높을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말하자면

어렵게...핑계를 대보자면


그건 사랑이다


하나 섞지 않은 무해한 사랑의 모습이

그래서야 될까 싶지만은

의심할 수 없는 그것이란다.


사랑의 모습이 토록 시시하다니 놀랐을까...

그래 인정다.

지시적이어

일방적이어서

과제적이어서

미안해

이렇게 시시해 많이 미안해


내가 널 기다리며 꾼 꿈들은 이랬.

따뜻한 손과 손이 맞닿아져 온기만으로도 꽉 차는 그런

너를 마주할 때마다의 감격과 감동이 나날이 새롭고 벅 그런 날들의 연속.

그래서 서로를 향한 눈이면 되겠다 싶던 그런..


이쯤 되면 너는 그럼 지금은 식었어요? 하고

의심의 눈을 동그랗게 뜰 테지만

놀랍게도 마음만은 여전히 그렇단다


다만 무언가에 쫓기다 보니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버리고

하루하루 네가 그토록 원하는 마음. 

그 마음 하나 표현할 여유를 내가 자꾸만 놓치고 사는 것만 같기도.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가르쳤던 나의 가르침이

이제 내게 매를 들고 달려드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궁금하고 호기심넘치는 천진난만한 작은 새끼 자꾸만 주머니를 탈출하 

하지만

어미 캥거루의 때는 아직 준비되지 못해서  멀어지는 새끼를 시 좇을 수밖에 없는 건데...


이제는 진심으로

영원한 지지자가 될 비를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여전히 너의 일이라면 내 일인 듯 내 가슴인 듯 요동치는

나의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을 추스르고

온전히 서로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응원해야 할 것이다.


여러 번, 어쩌면 자주.

계속해서 못 미덥고 걱정스러운 내 새끼에게 주머니를 또다시 열어 보인다면...

그땐 너의 품이 그리워진 탓일 게다

내게도 너의 응원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언제나 늘 알아주길.


그러면

나는

다시 돌아 내 산을 오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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