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아직 넘겨지고 있는 나
우리는 종종 착각 속에 산다.
내가 보는 저 타인이 곧 나라고,
내가 그를 고쳐야 한다고 믿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타인의 말과 행동, 그리고 나의 생각이
숨 막히게 조여오던 시절이었다.
보이지 않는 막이 나를 뒤덮어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벗겨지지 않던 때였다.
나는 부모님, 친구들, 그리고 타인을 보며
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왜 저들은 저토록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을까.
본인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왜 타인을 가르치고, 참견하는 걸까.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나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그들이 될 수 없고,
그들 또한 내가 될 수 없다.
그들의 감정을 내가 짊어질 필요 없고,
내 감정을 그들에게 넘길 필요도 없다.
내 감정은 결국,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지금껏 나는 타인을 ‘나’라 착각하며 살았다.
그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짜증 내고 화내며 고치려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말해야지. 그래야 기분이 나쁘지 않지.”
책임을 남에게 돌리며
회피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
나 역시 그중 하나였다.
나는 이제 안다.
나는 그가 될 수 없고,
그는 내가 될 수 없다.
이해되지 않는다면 굳이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그럴 수 있음을 인정하면 된다.
그저, 나와 다른 사람일 뿐이니까.
그 순간, 무겁게 나를 짓누르던
보이지 않는 막이 걷혔다.
나는 자유해졌다.
나를 누르고 있던 건 결국,
내 잘못된 생각이었다.
나는 네가 아니고, 너는 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