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불안으로 이루어진 가시덤불

화목동 1959

by 남다정

나를 욕망하던 시절이 끝났다. 이것은 이제 증거가 필요 없는 사실이다. 나에게 열렬히 구애하던 2년의 시간과 연인으로 지낸 1년의 시간이 있었고, 드디어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되었을 무렵 그의 욕망은 끝이 났다. 그는 나의 팬을 자처했기에 내가 만나주는 것 만으로 고마워했다. 그 얼굴, 내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 그 모습을 더 볼 수 없을 거라는 것은 무척 쓸쓸한 일이다.


욕망이 사랑인지 생각해 보면 아니라는 것이 내 대답이다. 내가 그를 밀어내던 시절 내가 늘 쓰던 문장이 그것이었다. ‘그의 욕망은 사랑이 아니다.’ 그래서 이 시점, 욕망이 끝났음에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에게 나는 감사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내가 더 사랑하게 될까 봐 불안한 것이다.


이제 나는 내가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사랑에 노력하는 그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 열정에 이끌리는 시기의 사랑은 쉽다. 그것이 끝나고도 이어가는 사랑은 어렵지만, 지금부터가 진짜이다. 사랑은 대상의 모든 것, 그 모든 민낯까지도 껴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짜 사랑을 하는 것은 지금부터다. 전혀 자신은 없다. 그냥 쓰고 읽고 배워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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