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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링 Nov 17. 2022

쉬어가는 글 (캠핑에서 만난 인연)

 우리 언제 또 만나요?

  주말이 되면 우리 가족은 거의 캠핑을 간다.

  낯가림이 심했던 아이들도 캠핑이 익숙해지면서 처음 보는 또래와 곧잘 친구가 되곤 했다. 

 모처럼 찾아온 연휴 날 7살 아들 인생에 처음으로 함께 하고 싶은 여자 친구를 캠핑장에서 만났다.


  하지만 캠핑장은  곧 떠남을 전제로 이루어진 장소이다. 두 아이의 행복하고 달달한 만남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자 아이는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2박 3일 캠핑이었고, 우리 가족은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2박 3일 캠핑이었다.


  둘이 같이 있을 수 있는 마지막 토요일 날 여자 아이네 텐트는 이미 다 접히고 차에 실어진 상태이고,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한 여자아이는 우리 텐트로 와서 아들과 마지막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아들이 먼저 물었다.

 "그럼 넌 언제 여기 다시 와? 다음 주에 여기 캠핑 또 올 수 있어?"

"아니! 엄마가 그러는데 여기 캠핑장에는 내년에 올 거래."

"내년이면 1년 뒤 우리 만나는 거야?"

"몰라. 내년이면 1년 뒤야?"

"사실 나도 잘 몰라 우리 엄마한테 물어보자!"


 그리고 아들은 내게 와 물었다.

"엄마 나 쟤랑 언제 또 만나?"

"흠 글쎄 인연이면 만나겠지?"

"인연이 뭐야?"

"음 인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어주는 끈 같은 거야.

모든 사람은 보이지 않는 빨간 끈이 있어.

우리 아들 새끼손가락에는 보이지 않는 빨간색 실이 묶여 있단다. 그리고 이 빨간 실 끝에는 짝지가 있어서 서로 이 인연의 실이 끊어지지 않게 소중히 여기며 찾아간다면 언젠가 만나게 된데.

 그러니 너랑 저 친구랑 인연이면 언젠가는 또 만날 거야! 엄마 말 어려운가? 혹시 무슨 뜻인지 알 거 같아?"

"흠 알겠어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아들은 함께 하고픈 여자 친구에게로 갔다.

 "나 엄마한테 물어보고 왔어!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 둘은 2년 뒤에 만날 수 있데!"

여자 친구는 울상이 되었다.

 "2 년...  왜 2년이야?"

"몰라 우리 엄마가 이년이면 만난데 그러니 2년 뒤에  여기서 만날 수 있어."

"알았어..."

그렇게 여자 친구는 곧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는 캠핑장에서 떠나갔다.


 미안하다 아이야. 

 왠지  내가 엄청 나쁜 시어머님이 된 것 같은데 이 년 동안 우리 아들 어휘 공부 좀 시켜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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