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머리카락이 길어지고 있고, 엄마의 근심도 길어지고 있다. 예민하고 겁이 많은 아들은 미용실을 쉽게 허락하지 않을 거 같았다.
내 아이를 이해해 주고받아줄 미용실은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서성 거리다 동네 미용실로 쭈뼛 거리며 들어갔다.
"저 어린아이 이발도 되나요?"
"그럼요 "
"그게 저희 아이가 무엇을 상상하시든 그 이상으로별나요. 하시다가 도저히 안 되시면 받아들이고 금액은 지불하고 갈게요. 정말 와도 되나요?"
"하하하 괜찮아요 경력도 많고 저희 아들도 엄청 예민하고 별나서 이해해요."
"금액은 얼마인가요?"
"어른에 반 값입니다."
"후회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요 대신 정말 깎아만 드립니다 스타일은 없습니다."
"저도 그런 사치까지는 안 바랍니다. 그래도 후회하실 수 있어요. 충분히 더 받으셔도 됩니다."
"괜찮아요 오세요"
그 말에 안심을 하고 예약을 했다. 드디어 예약 날 아들을 데리고 미용실에 갔다.
아들은 늘 그렇듯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뒤에서 머리를 말고 기다리고 계셨던 어르신이한 마디 했다.
"어휴 세상이 말 세긴 말세다. 그러니 아이가 저리 버르장머리가 없고 저 모양이지 쯧쯧"
난 조용히뒤돌아서 90도 인사를 어르신께 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 제가 저희 아이를 세상 말세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로 키웠네요. 앞으로 어르신께서 아이를 보고 세상 말세라고 혀를 차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 그 대신 오늘 하루만 아이가 많이 울어도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참아 주시길 조금만 부탁드립니다." 하고 인사를 드렸다.
내 아이의 난동을 타인에게 이해를 강요할 순 없으니 엄마인 내가 아이를 위해서라면 먼저 접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간 아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침묵했다.
미용실 직원과 원장도 지금 이 상황에 당황해 얼어붙었다.
처음 입을 연건 원장님이었다.
"어르신 도대체 아이 엄마한테 무슨 소리 하신 거예요?"
"아휴 난 아이가 하도 버르장머리 없이 시끄럽게 굴고 제멋대로라서 요즘 엄마들은 오냐오냐 하고 교육을 똑바로 안 시켜서 저 모양이라고 세상 말세라고 했지."
"어르신!"
"맞아요. 제 눈에는 제 아이가 예민하고 부족하지만 그래도 너무 사랑스럽고 제겐 소중한 아이다 보니 너무 많이 사랑하며 키웠네요. 유난히 예민하고 겁이 많아서 제가 더 조심했나 봅니다. 제가 부족하지 않게 더 예의 바르게 키우겠습니다. 그전에아이의 첫 미용은 너무 상처받지 않는 경험이 될 수 있게 오늘 딱 하루만 부탁드릴게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미용사님께 말씀드렸다.
"죄송합니다 저희 아이가 원인 제공은 했으니 최소한 이 상황에 엄마는 사과드려야죠."
"왜 아이 엄마만 사과해요."
"제가 엄마잖아요. 그러니 괜찮아요."
아이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조용해졌다.
계산을 하고 미용실을 나서는데 원장님이 불렀다.
"새댁 잠시만요. 애야 잠시만 기다려봐 "
하고 비닐을 급히 내 밀어주었다.
비닐에는 초콜릿 우유와 사탕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 애야 다음에 또 와도 괜찮아 대신 미리 이야기해 주면 아줌마가 널 위한 선물을 준비해 놓을게 그때는 더 멋있게 깎아줄게."
우리 아이는 자신을 이해해 주고받아주는 미용실이 생겼다.
이제 어느 정도 큰 아들은
"아들! 엄마가 오천 원 줄게 엄마한테 이발할래?"
물으면 피식 웃으며
"할머니가 엄마가 혹시 오천 원 줄 테니 엄마가 깎는다고 하면 자기는 만원 줄 테니 미용실 가서 깎으래요. 엄마가 할머니랑 이야기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