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튜닝2
여러분도 이런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내가 말했는데 상대방의 반응이 이럴 때.
"네?"
"뭐라고 하셨어요?".
되묻는 거죠. 못 알아들었다는 뜻입니다. 상대방과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해도 주변이 시끄러운 것은 아닌데도 내 말을 못 알아 들었대요. 의아하죠. '저 사람 귀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하고 살짝 짜증이 납니다. 그래서 신경질적으로 한번 더 말해요. 이번에는 방금 전보다 말소리가 커집니다. 그제야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제 알아들었다는 뜻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생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내 말소리는 내가 들을 때와 상대방이 들을 때 그 성량(volume)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상대방이 듣는 내 말소리는 내 귀에 들리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작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소리는 파동이라는 물리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내 입에서 만들어진 말소리는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파동의 형태로 퍼져 나갑니다. 그렇게 공기를 타고 전달된 파동이 상대방의 귀에 있는 고막을 진동시킵니다. 내 말소리의 성량이 크고 강할수록 상대방에게 잘 들리겠죠. 잔잔한 호수에 큰 바윗돌을 던졌을 때와 작은 조약돌을 던졌을 때 생기는 파문을 상상해 보세요. 바윗돌을 던졌을 때의 파문이 더 크고 멀리까지 퍼져 나가는 이치와 같습니다.
그럼 자신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내가 한 말을 내가 듣는 과정은 상대방이 듣는 과정과 다릅니다. 입 밖으로 나와 공기로 전달되는 소리와 몸속에서 뼈와 근육을 타고 전달되는 소리가 합쳐진 것입니다. 즉, 상대방과 같은 방식으로 공기로 전달된 소리를 들을 뿐만 아니라, 목과 입 속에서 만들어진 소리의 진동이 내 몸을 통해 고막으로도 전달된다는 말입니다. 몸 안팎에서 두 개의 경로로 전달되는 소리를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상대방에게 모노로 들리는 소리가 나에게는 스테레오로 더 굵고 웅장하게 들린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에 예로든 상황처럼 내 말소리가 충분히 크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내 생각보다 내 말은 크지 않습니다. 내가 말을 할 때 상대방에게 들리는 성량은 나에게 들리는 성량보다 작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합니다.
착각은 또 있습니다.
이번에는 음색(timbre)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마다 얼굴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성대를 통과하며 생긴 진동이 목과 입속에서 공명(resonance)을 거쳐 만들어지는 음색도 다릅니다. 저처럼 연식이 좀 되는 독자들은 카세트테이프에 대한 추억이 있으실 겁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 라디오를 듣다가 좋아하는 팝송이나 가요가 나오면 카세트테이프를 꺼내 녹음하고는 했습니다. 그때 우연히 녹음된 내 말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누구지? 내 말소리가 저래?
요즘에는 누구나 휴대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녹음된 음성이나 녹화된 동영상 속에 들어간 내 말소리를 들어보면 이상하죠. 분명 나인데 내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내 말소리보다 더 가볍고 얇은 느낌이죠. 낯설어요. 그래서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부끄럽고 민망하기까지 합니다.
내 말소리는 공기와 몸이라는 두 개의 경로를 통해 나의 청각기관으로 전달된다고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인식되는 내 말소리는 제법 울림이 큽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들리지 않습니다. 휴대폰에 기록된 음성과 영상 속의 소리처럼 들립니다. 그게 바로 다른 사람에게 들리는 여러분의 목소리입니다.
그래서 크게 말해야 합니다.
내 말소리가 상대방에게는 작게 들립니다. 대화할 때는 이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사적인 자리보다 공적인 자리에서 더 중요합니다. 만일 대중을 상대로 말한다면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내 말소리가 상대방에게 잘 들리는지 꼭 점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지 못합니다. 전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원래부터 소리가 작다고요? 성격이 소심해서 어쩔 수 없다고요?
고칠 수 있습니다. 매일 10분씩 큰 소리로 책을 읽어보세요. 그리고 녹음해서 들어보세요.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 익숙해집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내 말소리의 크기를 점검해 보세요. 내가 말하는 목적을 생각해 보세요. 내가 들으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잘 알아듣게 하기 위한 것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