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혼잣말, 나를 다시 꺼내는 일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결이 달라진다.
누군가는 휴대폰을 확인하고, 누군가는 커피를 내리며 하루를 연다. 내게 아침은 글쓰기로 시작된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평범한 글을 조용히 써내려간다.
모닝페이지는 형식이나 완성도를 따지지 않는 자유로운 글쓰기다.
이 글에는 멋진 문장도 없고 특별한 줄거리도 없다. 맞춤법이 틀려도 괜찮고 문장이 매끄럽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손을 움직이면 된다.
사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회의가 찾아오기도 한다.
처음에는 새롭고 즐거웠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게 무슨 소용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차라리 이 시간에 웹소설 원고를 쓰는 게 더 나은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 아침, 이 글을 쓰는 일은 결국 내 삶을 지탱해주는 숨이 되었다.
꾸준히 써내려간 글을 통해 나는 진정한 삶의 자유와 기쁨을 발견하고 있다. 모닝페이지는 생각보다 더 깊이, 더 본질적인 무언가를 건드리는 시간이다.
모닝페이지는 작가 줄리아 카메론이 『아티스트 웨이』에서 소개한 창작 루틴이다.
하루를 시작하며 내면의 모든 생각을 검열 없이 쏟아내는 연습이다. ‘내면의 편집자’를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게 해준다.
모닝페이지 속 글은 잘 쓰기보다 '솔직히 쓰기'를 지향한다.
오히려 못 써도 괜찮다는 점에서 큰 해방감을 준다. 누구에게도 보일 필요가 없는 글이기에, 어떤 말이든 마음 깊은 곳에서 꺼내 쓸 수 있다.
기상 알람을 45분 일찍 맞추세요. 알람이 울리면 바로 침대에서 모닝 페이지를 시작하세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무엇이든 기록하면서 세 쪽을 채워보세요. 세 쪽이 끝나면 멈춥니다. 모닝 페이지를 시작해 본 느낌이 어떤가요?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p47
혼란스러운 날일수록 모닝페이지는 정화의 힘을 발휘한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감정이 흐트러진 날이면, 나는 이 페이지 위에서 나 자신을 다시 추슬렀다. 어제의 불안에서 오늘의 중심으로 천천히 돌아오는 시간이었다.
불분명한 감정과 사건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진심이 튀어나온다.
"나, 그때 외로웠구나."
"사실은 그 말이 아팠다."
"그래도 오늘은 괜찮을지도 모른다."
모닝페이지는 단순한 글쓰기 그 이상이다. 이것은 하루를 잠시 멈추고 나를 바라보는 명상의 시간이며 자기 돌봄을 위한 작은 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