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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안에 연속해서 라이킷 할 수 없어요.

공감에도 속도 제한이 필요한 걸까?

by 윤채



"30초 안에 연속해서 라이킷 할 수 없어요."라니!



브런치에 새로운 기능이 생겼다. 30초 안에는 라이킷을 하나만 누를 수 있다는 메시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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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변화 앞에, 여러 생각이 스쳤다.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이것이었다.



'설마 사람이 30초 안에 읽을 수 있는 글이 한 편 뿐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SNS에 올라오는 글이 어려운 논문도 아니고, 30초 안에 여러 편을 읽고 공감하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텐데 말이다.



물론, 이 기능의 의도가 '천천히 읽고 진심으로 공감하자'는 데 있을 수도 있다. 작품 하나에 더 깊이 머물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시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많은 사용자들이 '선라이킷 후읽기'에 익숙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변화가 과연 독자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충분히 고려한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어떤 플랫폼이든 변화를 겪는다. 운영자로서 콘텐츠의 질을 관리하려는 고민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브런치 역시 자신만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때로는 헷갈리기도 한다. 감성적인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플랫폼처럼 보이지만, 카카오에서 운영 중인 사기업 플랫폼이 아니었던가.



수익성과 전략적 판단이 개입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그 안에서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이 얼마나 함께 고려되고 있을까.



그건 사용자 입장에서 곱씹게 되는 부분이다.



(작가로서의 입장과 독자로서의 입장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기에, 이 지점이 함께 고려되면 더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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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제는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30초 동안 한 편의 글에 천천히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라이킷을 포기하고 빠르게 다음 글로 넘어갈 것인지.



그래도 브런치의 변화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내가 쓸 글에 집중하고, 좋은 글 앞에서는 30초 이상 머무는 습관을 조금씩 다시 들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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