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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기 싫어서 고민하는 여자

불안은 내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다

by 윤채
고민하기 싫다



그런데 묘하게도, 고민하지 않으려다 더 깊이 빠져드는 순간이 있다. 머릿속에서는 '그만 생각하자'라는 신호를 보내지만, 정작 그 말이 또 다른 고민의 시작이 된다.



얼마 전 책에서 이런 문장을 읽었다.



"너는 너의 불안보다, 너의 고민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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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이 포근해졌지만, 동시에 의문도 따라왔다.



정말 그럴까?



때때로는 불안과 고민이 나보다 더 크게 보인다. 선택 앞에서 머뭇거리며 고민하지 않으려다 결국 더 큰 고민에 잠기는 나를 보면 더욱 그렇다.



신은 사람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주신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엔 나에게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큰 시련이 몰려오곤 한다. 그래서 종종 불안과 고민이 나 자신을 압도하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고민하기 싫어서 또 고민하는 여자, 그게 바로 나라고 해야 할까.



물론 부정적인 이런 모습마저 내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안다. 매일 긍정적이면 좋겠지만, 평범한 사람인지라 종종 버거운 고민과 불안에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 순간조차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어본다. 3년 후, 5년 후의 내가 오늘의 나를 떠올리며 말할 수 있기를. "나는 나의 불안과 고민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이었구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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