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착, 설렌다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AI 작품 전시회 후기 03 : 낯설고 행복한 느낌

by 윤채

내가 사는 동네는 한적하고 자연이 아름답다. 대신 서울과의 거리는 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서울이 아니라 외국에 가는 기분이 들 만큼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최근 허리 통증이 심해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중교통 이용은 무리였고, 다행히 차를 얻어 탈 수 있어 가까스로 서울로 향했다.





도착하기까지 길은 긴밀하게 막혀 있었고 이동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길었다. 몸은 불편했지만 전시회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 마음이 먼저 반응했다. 긴 여정도, 통증도 잊게 만드는 벅참이 올라왔다.



온라인에서만 만나던 팀원들을 직접 마주한 것도 큰 기쁨이었다. 늘 화면 너머에서만 의논하고 작업하던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오랜 외로움이 한 번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전시회장은 예상보다 훨씬 더 정성스럽고 아름다웠다. 멤버들이 얼마나 많은 애정을 들였는지, 작품의 배치와 구도만 보아도 바로 알 수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가 서로 어우러져 깊이 있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그 안에 나의 작업도 함께 걸려 있다는 사실이 낯설면서도 벅찼다.





서울은 여전히 정신없고 빠른 도시였지만 전시회장을 거닐며 작품을 바라볼 때만큼은 마음이 고요했다. 전시회 이틀째에는 뒷정리까지 함께했다.



그 과정에서도 약간의 아쉬움이 스쳤다. 서울과 조금만 더 가까웠더라면 이들과 더 자주 만나 작업하고 더 많은 시도를 함께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쉬움조차 이번 전시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 경험이었는지를 반증하는 듯했다.



전시회를 마치고 작품을 하나씩 정리해 가방에 넣으면서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긴 준비 과정, 흔들림, 반복된 선택들, 그리고 끝내 전시회장에 걸린 작품들.



서울에서의 이 짧은 시간은 창작자로서 내가 걷고 있는 길을 다시 확인시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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