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남자들, 한 여자에게는 무척 피곤한 존재다. 바로 아내에게! 나라는 사람도 이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 내 아내에게 참 피곤하고 힘든 대상이다.
이걸 깨닫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 그 이전까지는 독불장군처럼, 내가 옳다는 깃발 하나 들고 굳세게 걸었다. 그런데 어느 고지에 이르고 보니, 아내의 마음이 보였다. 왜 그리 긴 시간이 걸렸는지. 내가 그렇게 무지하고 생각없는 인간이었는가?
남자들, 우선 나부터 여자에 대해 잘 모른다. 이건 고백이다. 죄가 아니라면 아닐 텐데, 그래도 모르는 게 때로는 나쁠 수 있다. 아내와 나의 관계에서, 나는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악을 저질렀다.
내가 만나고 경험한 여자는 어머니와 누나다. 내 생의 최초의 여자들, 어머니와 누나다. 어머니와 나는 나를 존중하고 아껴줬을 뿐 내 단점을 지적해 주지 않았다. 내 단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저 감싸준 것이리라. 그런데 내가 가진 숱한 단점들, 아내와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내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안에서 새던 바가지, 나가자마자 지적질 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거의 30여 년을 여자로부터 대접받으며 살았다. 어머니 그리고 누나, 나를 왕자처럼 떠받들어 준 것이 사실이다. 부엌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설거지 한번 쳐 보지 않았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존중받고 사랑 받아 온 남자, 아내에게는 골칫덩어리일 수 있다. 물론 이런 남자들, 장점이 참 많지만 아내는 장점만 보는 사람이 아니다. 특별히 자기 남자는 더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공정한 시각에서 바라보려 하는 것이 여자다. 자신의 남자가 밖에 나가서 욕 들어 먹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여자는 남자를 고치려 들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 듯하다, 내 아내, 딱 이런 여자다.
당신은 사회 생활 하기 힘들어!
이건 나의 치부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리라. 자기 남편이 밖에서 어려움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하는 조언임을 나는 안다 - 모르면 바보.
나 그렇게 사회 생활 잘 못 하는 사람 아닌데!
물론 나는 억울하다. 내 아내가 사회부적응자쯤으로 나를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도 때론 좀 너무하는 것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내 아내, 누구보다 나의 장점을 잘 아는 사람이다.
당신을 존경해.
내 아내는 그렇게 말하곤 한다. 다만, 몇 가지만 고치면 좋겠어.
결혼생활을 총정리해 보자면, 나는 고칠 점이 많은 남자다. 물론 좋은 점을 많이 가졌지만 사람이기에, 내 아내의 눈엔 고칠 점부터 보이는 모양이고 나는 내 아내의 의견에 대체로 수긍한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 아내에게 바라는 것들, 고쳤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그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기로 하자.
결론적으로, 남 독자들이여, 우리 제대로 고치자. 아내로부터 사랑받자. 밖에서 새지 않고 안에서도 새지 않는 바가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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