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가을, 서른 명이 동시에 사라진 사건이 일어난 지 20여 년 이상이 흘렀는데 박정훈 교수는 여전히 명예교수직을 유지하다 돌연 세상을 떠난 모양이었다. 조금 이른 나이에 맞은 죽음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부고
국내 경제학의 계승자였던 박정훈 (64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님께서 어제 밤 자택에서 사망하셨습니다.
박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약 30여 년 동안 재직하며 숱한 연구와 강연, 논문 집필 활동 등을 이어 오셨습니다. 박 교수의 대학 안팎의 활발한 활동은 경제학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수많은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장례식은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릴 예정이며, 가족들은 고인이 생전에 활동했던 자선단체 '인촌'에 고인의 유산 전액을 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의 열정, 지혜, 그리고 교육에 대한 사랑은 모든 이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졸업 후 나는 교수와 연락을 끊었다. 박 교수의 부고를 읽었을 뿐 장례식장엔 가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뒤 유력 일간지 기자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어렵게 어렵게 수소문해서 전화번호를 얻었어요. 그는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전날 밤 술을 잔뜩 마시고 제대로 쉬지 못한 듯 잠겨 있었다.
그래서 내게 궁금한 것이 뭐죠? 나는 물었다.
사건 발발 당시 나는 신입기자였는데 아직도 그 사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요. 하도 많은 일들이 엮여 있는 사고여서 문득 궁금증이 일더군요. 그는 말했다.
그게 나와 무슨 연관성이 있죠?
물론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야 없죠, 딱히.
기자는 껄껄껄 웃었다.
이제 와서 그 사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내 말에, 기자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게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건 내용을 복기해 보니 지금 쓴다 해도 기사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선은 당시 졸업여행을 가지 않았던 나머지 열 명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삶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 따위 같은 것이죠. 이제 그들은 40대 중년이 되었을 테니까요. 그 특별한 경험이 한 인간에게 어떤 징후를 남겼을까? 또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나 기억이 어떻게 변화했을까?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서 당시 사건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낼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기자는 말했다.
나머지 9명의 친구들과도 통화를 했나요?
아니요. 그게 좀 문제가 있는 게 전화번호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겨우 몇 사람 찾아내긴 했는데 번호가 바뀌었거나 스위스로 이민을 간 사람도 있더군요. 그래서... .
그래서?
이렇게 동균 씨에게 연락을 하게 됐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9명 중 유일하게 연결된 겁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우선, 만나고 싶습니다. 만나서... 몇 가지 여쭤볼 게 있습니다.
나는 기자와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다.
부동의 하의 강요, 안정감을 갈구하는 심리적 취약성, 인정 욕구, 권력이 지닌 매력, 로맨스에 대한 환상, 그리고 미성숙함... . 내가 기억하기로 언론은 사건을 그렇게 정리했다. 하지연은 박정훈 교수와 부적절한 육체관계를 맺었다. 당시 학교 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박정훈 교수가 담당한 졸업여행을 떠났고 여행에 참가한 30여 명은 한 날 한 시에 실종되었다. 아무도 그들의 행방을 몰랐고 아무것도 발견된 것이 없이 30명이 동시에 이 세계에서 증발한 초유의 사건이었다.
교수와 여대생 간의 부적절한 관계는 서른 명이 사라지는 희대의 미스테리 사건이 발생한 이후 언론에 전면적으로 다뤄졌다.
교수와 성적인 관계를 맺는 여대생의 심리는 복잡하며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권력 불균형에 기초를 둔 경우가 많으며, 복잡한 심리적 요인들이 관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대개 윤리적으로 부적절하며, 많은 대학과 기관에서는 교직원과 학생 간의 성적 관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는 종종 권력 불균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감정적, 학업적, 전문적인 해로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대생이 어떤 심리적 동기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개별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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