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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기대지 말고, 홀로 서라

by 김정은

홀로 선다는 것, 그것은 어떤 일인가?


외롭고, 때로는 두렵고 또 어려우며 고통스러운 일이다.



DALL·E 2023-11-25 18.31.41 - An image of a solitary traveler embarking on a journey. The person, a figure of indeterminate gender and descent, stands at the beginning of a long, w.png


누구나 홀로 서야 한다. 그리고 누구나 홀로 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마치 간난쟁이가 태어나 자신의 두 발로 서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과 같다. 왜 그럴까? 홀로 서기 위해서는 홀로 서고자 하는 정신이 필요하고 그러한 의지를 필요한 만큼 부단히 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홀로 설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순간까지 단련하고 또 단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홀로 서게 될 때, 우린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가장 먼저, 말이다. 말은 그 사람이 자신의 두 발로 홀로 서 있는지 여실히 증명하는 가장 직접적인 것이다. 홀로 선 인간은 겸손하고 경청한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한다. 거만하고 자기 말이 앞서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불량한 태도는 홀로 서 있는 인간이 아니라는 증거다. 그것은 그저 안하무인이며 인생을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홀로 선 인간의 말은 진중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는 한 마디 한 마디 거를 것이 없고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긴 시간을 통해 사유하고 자기 자신의 이성과 씨름한 결과이기 때문이리라. 동시에 그의 말은 강하고, 때론 거칠게 들린다. 왜냐하면 그것이 옳은 말일 때,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엇에 대해 단단하게 정돈되고 논리적이며 옳은 말을 할 때 그것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놀란다. 보통사람은 하지 않는 말이거나, 꺼내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한 말 때문에 다시 혼자가 된다.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흔히 옳은 것을 말하지 않는 이유에는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 집단 속에서, 무리에서 사람들은 옳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로부터 받아들여질 만한 말을 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군중이 대개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말이란 대부분 의미없거나 가치 없고 또 무용하다.


두 번째는 행동이다. 혼자 걸어가는 자는 타인에게 기대지 않는다. 그의 행동은 홀로 서 있는 나무처럼 의연하고, 여유가 있으며 당당하다. 그는 동시에 절대 무례하지 않고, 타인을 존중하는 범위 안에서 자신을 드러낸다. 낭중지추. 즉 그는 드러내고자 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무엇이다. 그의 예의범절, 태도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기 위한 장식이 아니다. 이는 신념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실된 행동이며 결코 자기 자신을 기만하지 않는다. 그의 행동은 그의 말과 마찬가지로 진실되다.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약속이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행동 속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얼룩말과 같이, 무리 속에 숨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보통사람들은 이러한 태도를 무례하다, 혹은 거만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결코 무례함이나 거만함이 아니다.



DALL·E 2023-11-25 18.32.56 - A lively scene of a diverse group of people engaged in a cheerful conversation. The group includes men and women of various descents including Caucasi.png



인간은 왜 홀로 서는가? 근본적으로 인간은 혼자다. 태어날 때 우린 모두 혼자이고, 죽을 때도 혼자다. 삶의 과정 역시 수많은 타인과 관계를 맺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은 고독하다. 고독은 신의 선물이며, 이 고독을 어떻게 감당해 내는가에 삶의 질, 인격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다. 홀로 서는 자만이 건강하고 수준 높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홀로 서는 자는 좋은 가정, 좋은 공동체, 좋은 집단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DALL·E 2023-11-25 18.33.05 - An image depicting the act of kindness and consideration. It shows a person of indeterminate gender and descent, helping an elderly person cross the s.png



좋은 목표는 반드시 혼자 출발하는 무엇이다.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 위에서 수많은 타인을 만나고 수많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가지만 그 길이란 본래 혼자 가는 길이며, 외롭고 고통스러운 여정이다. 그것을 견디고, 고독을 감내할 때 목표는 자신 앞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온다.


홀로 서 있는 인간이란, 정치적으로는 시민이며 철학적으로는 초인(니체가 말한 바)이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로 교육이란 홀로 서는 방법을 습득하는 여행이어야 한다. 스무 살이 넘으면 더욱 초연하게 이 짐을 짊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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