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생일에 남편은 보통 무슨 음식을 하나요?

by 김정은

곧 아내의 생일이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생일 같은 것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 편인데, 나이가 들면서 부쩍 생일, 가볍지가 않다. 물론 내 생일은 그저 그렇다. 진심으로, 대접받고 싶은 마음, 별로 없다. 물론, 가족들이 아무도 내 생일을 모른다거나,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다면 서운하겠지. 그냥, 그 정도다.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작년 12월, 나는 아내로부터 잘 차린 생일상을 받았다. 아내는 며칠 전부터 나에게 뭘 먹고 싶은지 묻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기분, 좋았다. 아, 이런 게 사는 의미구나, 싶었다.


자라면서,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결혼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돌아보면, 늘 아내는 내 생일을 그냥 넘기지 않았던 것 같다. 한 번 정도, 모르고 지나간 적이 있긴 하다. 서운하지 않았다. 젊었으니까, 그랬을까?


나이들수록, 아내와 사이는 각별하다. 그런 것 같다. 아니, 사이가 돈독해진다는 의미보다는 관계의 특별함, 관계의 중요성 같은 걸 느낀다는 이야기다. 더 조심할 것들이 생기고, 이전에는 무심코 넘긴 것들이 이젠 그럴 수가 없다. 아내가 원하는 것은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일이라도 서운함을 주고 싶지 않다. 아내뿐이 없지 않은가? 인생사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니, 확언은 금물이나 아내를 챙기고 이 관계의 중요성 만큼 신경을 쓰고 싶다.


물론, 나, 이전에도 몇 번 아내의 생일을 직접 챙겨주었다. 미역국 정도 끓이고 케이크를 준비했다. 올해는 그보다 더한 일을 해 주고 싶어 아내에게 물었다.


생일에 먹고 싶은 거 없니?


없는데?


아내는 말한다. 거짓이 아니리라. 내 아내,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없다. 대체로 다 잘 먹는다. 그리고 식탐이란 게 별로 없고, 소식주의자, 채식주의자다. 먹을 것을 해 주고 싶은 사람 입장에서는 재미가 나지 않는, 그런 사람이다.


양상추라도 사다 줄까?


내가 말하니, 아내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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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 맛있는 미역국을 준비할 생각이다. 보통 남편들은 아내의 생일에 무슨 음식을 마련하는지 궁금하다. 실력이야 거기서 거기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아내 생일엔 휴가를 냈다. 전날 저녁부터 준비해서, 아침이 됐을 때 짠, 하고 맛있는 걸 내어주고 싶다. 지금 생각으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하지 않을까, 싶다. 하하. 아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게 없으니, 미역국만 내 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케이크는 미리 준비해야지. 희고 달지 않은 케이크를 사려 한다. 아이들은 아마 평소처럼 몇 번을 깨워야 일어나리라. 그날 만큼은 특별한 날이니 전날 밤부터 주지시킬 생각이다. 내일은 평소처럼 느리적거리지 말고 깨우면 바로 일어나라. 엄마 생일이니까. 아이들도 엄마라면 충분히 알아듣고 움직일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결혼해서, 못 해 준 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 잘못한 것들은 미안하고, 더 잘해 주지 못한 것도 미안해.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고집을 피웠을까, 왜 더 세심하지 못했을까, 왜 너러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지 않았을까. 후회뿐이네.


생일 축하해! 더 행복한 가정을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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