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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아빠 하기 나름이라는데

by 김정은

그렇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을 들어왔는데, 나 역시 동의한다. 딸(아들), 아빠 하기 나름이다. 아빠가 사랑을 준 만큼 딸(아들)은 사랑으로 아빠의 마음에 보답한다. 아빠가 신뢰를 보내준 만큼 딸(아들)은 아빠를 믿는다. 아빠가 신경을 쓰고, 대화를 나누고, 칭찬하고, 용기를 북돋워 준 만큼 딸(아들)은 성장한다. 아빠가 스킨십을 하고 다가간 만큼 딸(아들) 역시 아빠를 찾고 다가오며, 스킨십을 한다.


마땅히 그리해야 할 존재에게 관심을 쏟으라!


딸은 아빠에게 그런 존재다. 아빠라면, 관심을 쏟고 애정을 표현해 주어야 한다. 딸은 관심과 애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모든 인간은 관심과 애정 없이 자랄 수 없다. 관심과 애정이 결핍된 아이는 반드시 그 징후가 나타난다. 주의력 결핍 장애,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얻게 될 확률이 높고 어떤 방식으로든 폭력적 성향을 띄거나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물을 제대로 된 방식으로 줄 때 식물이 상하지 않고 크듯이 인간 역시 제대로 된 훈육 속에 제대로 된 인격을 가진 성인으로 자란다. 문제가 있는 훈육 방식은 반드시 문제를 낳는다.


사랑과 신뢰는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는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는 사랑과 신뢰이리라. 아빠는 딸을 사랑해 주어야 하고, 신뢰를 보내 주어야 한다. 이는 무조건적인 것이어야 한다. 어떤 난관, 실패, 좌절에도 반드시 믿어주고 사랑을 잃지 않는 단 한 명의 존재가 있다는 것이 인간을 살린다. 인간은 사랑 없이, 신뢰 없이는 병드는 동물이다. 이것은 참 묘하다. 어쩌면 사랑과 신뢰를 연습하기 위해 딸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부모 입장에서도, 아빠 입장에서도 매우 좋은 실험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자기 자녀를 집어던지고 싶은 경험을 한다. 아이는 자기 행동이 어디까지 용인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악마 역할을 자임한다. 떼를 쓰고 울고 고집을 피우고 물건을 망가뜨려 놓는다. 이것은 아이 입장에서 세상에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실험이다. 이때, 부모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아이가 저지른 잘못에 맞게, 엄정하고 엄격한 선생이 되어야 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도를 넘어서는 곤란하다. 사랑과 신뢰라는 범위 안에서, 아이는 훈육되어야 한다.


내 자녀는 언제까지나 어린아이가 아니다. 자라고, 성장하고, 금새 성인이 된다. 부모라면,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맞닥뜨릴 고난, 세계, 무정함, 무관심, 난관, 숙제 등을 떠올릴 줄 알아야 한다. 아이는 이 문제를 스스로 풀어낼 수 있는 힘을 지닌 성인으로 자라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의무다. 그렇기에, 사랑과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사랑과 신뢰 속에 자란 아이는 자존감이 발달되어 있고 쓸러져도 다시 일어선다. 자신을 믿는 타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아이에게 가장 큰 자산이다.


성적, 대학 때문에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리지 말 것!


먹이를 주지 말고, 먹이를 찾는 방법을 가르쳐 주라는 격언이 있다. 내가 볼 때 이것은 교육에 있어 가장 예리하고 적확한 말이다. 교육은 먹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찾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즉, 성적이 아니라 태도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가짐, 가치관, 세계관이 교육이 만들어내야 할 가장 중요한 결과다,. 명문대를 나오고도 나약하고, 자신감이 없고, 대인관계가 엉망인 친구들이 널려 있다. 이것은 중요한 것을 놓친 실패작의 예다. 그런가 하면, 심지어 대학 학위가 없이도 자신감에 차 있고 도전하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이들 역시 널려 있다. 우리는, 부모라면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DALL·E 2024-01-29 11.16.41 - A realistic painting of happy children playing joyfully together in a sunny park. The scene includes several children of diverse ethnicities, ranging .png



교육이란, 어느 한 가지를 취하는 게임이 아니다!


부모들은 대개 교육 하면 성적을 잘 내기 위한 게임으로 인식한다. 교육 = 성적. 교육 = 명문대. 우리 사회 부모의 뇌 속엔 암암리에 이런 도식이 내재되어 있다. 한심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교육은 총체적이어야 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망라해야 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면의 강인함, 태도, 긍정주의 같은 것이지만 어느 한 가지도 소홀해서는 안 되는 롱텀 게임이다. 성적, 학습은 그중 일부일 뿐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이긴 하지만.


수학이나 과학 성적이 나빠도, 훌륭한 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러나 훌륭한 인간이 아니고서 인생을 바람직하게 살아낼 방도는 없다. 이 점이 중요하다. 그러니, 생각을 전환하라. 어떻게 하면 훌륭한 인격체로 키울까? 생각을 이렇게 바꾸면, 교육의 방법도 달라진다. 내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전환된다. 훌륭한 품성, 노력하는 태도, 세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식견, 타인에 대한 관심, 강한 용기, 적절한 지능, 넓은 시야... 이것들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그러나 우리 교육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오직 성적에만 매몰된 나머지 다른 것을 죄다 잃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건대, 성적이 곧 학습이 아니다. 학습이란 단순히 성적으로 대변되지 않는 무엇이다. 학습이 성적보다 비교할 수 없이 큰 개념이다. 학습이 교육의 전부도 아닐뿐더러, 그 학습조차도 성적보다 월등하게 넓은 개념인데 우리 사회 부모들은 이 작디작은 성적에 아이들의 인생을 건다. 참으로 무모하다.


사랑과 신뢰로 다시 시작하라!


부모의 무지는 아이를 지옥으로 밀어넣는다. 부모 학습이 없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훌륭한 인격자는 훌륭한 부모가 된다. 나의 인격을 되돌아 봐야 한다. 잘 모른다면, 이것부터 시작하라. 내 아이를 사랑과 신뢰로 대하라. 잘못은 엄격하게 꾸짖으라. 게으름과 나태를 멀리하게 하라.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자유와 놀이가 필요하다. 이 균형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 성실만 강조하면 자유를 잃는다. 자유만 강조하면 망나니가 될 수 있다. 교육의 가장 어려운 지점은 바로 이 균형 잡기에 있으리라.


부모가 아이를 교육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아이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지 깨닫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것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면 마치 네비게이션 없이 목적지를 찾는 것과 같다. 목적지를 정해야 하고 그 다음엔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


-성실성

-놀이

-인간관계

-자존감

-예의범절

-용기

-도전할 줄 아는 의지


이런 것들은 바람직한 교육 목표의 예시다. 어떻게 하면 이것을 아이에게 줄 수 있을지 고민하라. 성적에 매몰되지 말아라. 이것은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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