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일이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나는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었다. 그런 상황이 오면, 이렇게 해야 한다, 하는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 순간을 기다렸다.
내 큰 딸은 정확히 만 6살 때, 그 기회가 찾아왔다. 어느 날엔가, 작은 방 구석에서 딸애는 울었다. 엄마가 아이를 붙들고, 감싸 안아줘 보고, 눈물도 닦아주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대충은 알았다. 아, 위기가 오고 있구나. 아빠는 혹은 엄마는 관찰해야 한다. 딸의 상태를, 상황을. 예민하게, 면밀하게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늘 아이를 데리러 갈 때, 또 데리고 올 때 지켜봤다. 중간중간에 일부러 몰래 가서 아이가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기도 했다. 이는 모두 관찰이다. 관찰하지 않으면,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보지 못한다면, 알 수 없는 것이다.
다음 날, 나는 즉시 조치에 들어갔다.
우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아, 이런이런 문제가 있었어요... 블라블라. 그렇군요. 듣는 것은, 특별히 내 아이를 제3자의 관점에서 지켜보는 이의 평가를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한 것을 들려줄 이이기 때문이다.
부모라면 알겠지만, 제3자의 평가는 어느 것은 맞고 어느 것은 왜곡되어 있다. 그것은 나의 견해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본 것, 내가 판단하는 것은 모두 진실이 아니다. 진실은 찾아가는 것이지, 이미 정해져 있는 무엇이 아니다. 부모는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가 아는 것과 제3자가 아는 것을 종합해 몇 가지 솔루션을 실행했다.
첫째, 아이의 마음을, 감정을 어루만지는 것
둘째, 아이에게 친구 관계, 타자와의 관계를 설명해 주는 것.
셋째, 아이가 직접 행동할 수 있는 예시를 가르쳐 주는 것.
이 세 가지가 되었다면, 남은 것은 지켜보면서 계속해서 수정하는 일이다. 뭘? 내 아이의 마음가짐과 행동 양식 그리고 대처 방식을 말이다.
자, 내가 제시한 위 세 가지는 무척 중요하다. 아이의 내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것은 섬세하고 다정하며 친절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해야 한다. 아이는 이제 막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에 관해 무지하다. 이는 자연스럽다. 따라서 부모는 이것에 대해 냉정하고도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세상에는 다정함과 친절, 상호협동, 용서, 이해, 상냥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정반대의 것들, 즉 증오와 무관심, 냉정함, 불친절, 폭력, 모함, 무리짓기, 따돌리기 같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더 나아가,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이를 헤쳐나가야 할지 예시를 들어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안녕, 이라고 먼저 인사해 봐.
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면, 너무 서운해 할 필요가 없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 그 아이의 잘못이니까.
한 친구에 너무 기대지 말고, 다양하게 영역을 넓혀가야 해.
같은 것이다.
자, 그 결과 내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행스럽게도 내 아이는 1년 정도 지나서 어둠의 동굴을 벗어났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지금은 중2가 되었다. 내 아이는 반에서 꽤나 인기가 있는 아이다.
놀랍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내 아이의 절친, 나도 알고 있는 내 아이의 소중한 친구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 나는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왜? 내 아이의 친구도 내 아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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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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